조국·송영길 리스크 재점화···野, 총선 불똥 튈까 '전전긍긍'
총선 직전 '조국 2심 판결', '돈봉투 수사' 전망 재부상하는 野 사법리스크···"총선 타격 불가피"
2023-12-19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나란히 사법리스크 탈출에 실패하며 야권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이들의 재판 및 수사 결과에 따라 총선 판도가 요동칠 수 있어 민주당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날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아온 조 전 장관이 항소심에서도 검찰로부터 징역 5년을 구형받은 데 이어,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을 받는 송 전 대표까지 법원에서 구속되자 적잖이 당황한 분위기다. 민주당 지도부는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사실상 '함구'하고 있다. 임오경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원내대책회의 후 취재진이 송 전 대표의 구속과 관련한 당의 입장을 묻자 "송 전 대표는 현재 탈당을 해서 개인의 몸이라 민주당의 공식 입장은 없다"며 "기소가 돼서 곧 재판에 들어갈 텐데, 사안들에 대해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 안팎에선 이들의 사법리스크가 내년 총선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두 사람 모두 현재 당적을 갖고 있진 않다. 그러나 각각 문재인 정부 당시 법무장관, 직전 당대표를 역임한 상징적 인사들이다. 먼저 조 전 장관의 경우 2심 판결이 내년 2월 8일 예정돼 있다. 총선을 두 달밖에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1심과 같이 실형을 선고받을 경우 총선 여론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아울러 조 전 장관을 둘러싼 '불공정' 문제가 다시금 부각되며 민주당이 총선에서 내세우는 '윤석열 정권 심판론'이 퇴색될 수 있다.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당내 시선은 더욱 우려스럽다. 검찰은 송 전 대표를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 사건의 정점으로 보고 있는데, 이번에 송 전 대표 신병 확보에 성공하면서 최대 20명에 달한다고 주장하는 '돈봉투 수수 의원' 특정 작업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만약 총선 직전에 금품 수수자로 지목된 의원들이 줄소환될 경우, 당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매일일보>에 "검찰이 수사 주도권을 쥐고 있는 만큼 금품 수수자로 지목된 의원들을 총선 직전에 소환 조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그렇게 되면 총선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정치권 인사는"총선 직전에 조 전 장관에게 실형이 선고된다면 민주당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내 비주류를 중심으로 지도부의 선제적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내 비주류 모임 '원칙과상식' 김종민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더는 우리에게 수사권이 없다며 도망 다니지 말고 관련 의원들을 불러서 사실 여부를 솔직하게 들어봐야 한다"며 "당 지도부가 일찍이 솔직하게 국민에게 밝힐 것은 밝히고 '용서해 달라, 앞으로 이런 일이 없게 하겠다' 하고 끊고 갔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같은 모임의 조응천 의원도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나와 "돈봉투를 수수했다고 여겨지는 20명 정도의 현역 의원에 대한 소환 조사가 곧장 이어진다면 이는 총선 공천 문제와 직결된다"며 "여권은 이 소환을 지렛대로 활용하면서 '김건희 특검법' 정국을 물타기 하려 들 것"이라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