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전쟁 지속' 천명에···멀어지는 종전 가능성
푸틴 "특별군사작전 목표 포기 안 해" 젤렌스키 "전쟁 언제 끝날 지 아무도 몰라"
2024-12-20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목표 달성을 위해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계속할 뜻을 천명했다. 내년이면 개전 3년 차에 접어드는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이 재차 '양보 불가'를 선언하며 종전 가능성은 더욱 요원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국방부 이사회 확대회의를 주재하며 "우리는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수행한다"며 "특별군사작전의 목표를 포기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회의에 배석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도 "2024년의 우선 과제는 모든 임무를 완수할 때까지 특별군사작전을 계속하는 것"이라고 푸틴 대통령을 거들었다. 전황의 획기적 변화가 없는 한 대(對)우크라이나 전쟁을 내년에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미국, 서방이 협상을 원한다면 응하겠다고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다만 "우리는 우리의 국익에 따라 협상할 것"이라며 쉽게 양보하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특별군사작전의 명분으로 우크라이나의 탈나치화와 중립국가화를 내세우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발발한 양측의 전쟁은 벌써 1년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우크라이나는 당초 절대 열세라는 평가를 뒤집고 미국 등 서방의 도움을 받으며 전쟁을 끌고 왔으나, 최근 진전없는 공방이 길어지며 전쟁이 장기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푸틴 대통령의 '전쟁 지속' 선언은 종전 가능성을 더욱 어렵게 했다는 평가다. 전쟁 장기화로 지친 서방이 분열 기류를 보이면서 러시아도 먼저 종전을 요구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전쟁이 더욱 장기화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수도 키이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쟁이 언제 끝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을 받자 "아무도 답을 모른다고 생각한다. 우리 군사령관, 서방 파트너들조차 모른다"고 답했다. 이어 "회복력을 잃지 않으면 전쟁을 더 빨리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언급한 '회복력'은 지체되고 있는 미국 등 서방의 재정·군사적 지원으로 읽힌다. 이와 관련,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이 전쟁 피해국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 굳게 믿고 있으며 EU와의 관계에도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패트리엇 대공 미사일 시스템이 이번 겨울에 우리나라를 보호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추가 배치될 것"이라며 "규모는 공개하지 않겠지만 최근 동맹국들과 만나며 얻은 중요한 결과"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