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김부겸 '통합' 강조에…"큰 길로 함께 가겠다"

비공개 오찬 회동서 '당 단합' 한목소리 金 "야권 분열 시 선거 패배 아픈 기억" 李 "총선 승리 위해 산이든 물이든 건널 것"

2024-12-20     문장원 기자
김부겸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만나 당 분열 위기와 관련해 "단합과 총선 승리를 위해 산이든 물이든 건너지 못할 게 없다. 작은 차이를 넘어서 큰길로 함께 가겠다"고 밝혔다. 신당 창당을 추진하는 이낙연 전 대표와 당내 비주류 세력을 적극 끌어안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20일 오전 이 대표와 김 전 총리의 비공개 오찬 회동 후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전 총리는 이 대표에게 "범민주 진보 진영의 대표로서 이 대표가 할 일이 많다"며 "당 통합을 위해 이 전 대표를 비롯해 많은 분을 만나 충분한 대화를 해야 하고 수습 방안도 찾아보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취지를 충분히 이해하고 또 다양한 의견들을 더 수렴해 나가겠다"고 답했다고 권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특히 김 전 총리는 야권 분열이 선거 필패로 이어진 점을 강조했다. 김 전 총리는 "당의 단합과 혁신으로 가는 모든 노력을 이 대표가 해달라"며 "분열이 있으면 총선에 큰 악영향이 있기 때문에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과거 야권 분열 시에 선거 패배의 아픈 기억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산이든 물이든 건너겠다'는 발언은 사실상 이 전 대표를 비롯한 당내 비이재명계를 적극 포용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권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가 이 전 대표를 직접 만나겠다는 말을 했느냐'는 질문에 "이 전 대표를 비롯해 당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들을 내시는 분들과의 만남과 관련한 답변이었다"고만 답했다. 그러면서도 '이 대표가 이 전 대표에게 먼저 연락하거나 이 전 대표가 연락이 오면 만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구체적으로는 이야기는 안 했지만 이 대표의 답변 속에 모든 가능성이 다 열려 있다"고 했다. 이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며 통합비대위원회 체제 전환을 주장하는 '원칙과 상식'의 만남에 대해서도 "산이나 강도 넘겠다는데 당내 같은 동료 의원들을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두 사람은 회동에 앞서 당 통합에 공감대를 확인하고 민주당을 넘어선 범진보 세력으로 하나로 모으기로 했다. 김 전 총리는 "당에서 이렇게 어려울 때 조금이라도 선배들의 조금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같이 한번 의견을 모아보자는 요청이 있었다"며 "이 대표를 만난다고 하니 여기저기서 주문이 많이 들어왔다. 그런 내용들을 가감 없이 이 대표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 전 총리는 "민주당이 단순히 민주당만이 역할을 하는 게 아니라 범민주 범진보 세력 전체를 아울러야 어려운 난국을 타개할 수 있다"며 "그렇게 통합하고 안정되고 쇄신을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이 져야 될 책임이 크다"며 "힘을 모으고 새로운 변화를 통해 국민에게 희망을 만들어 드리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족한 것도 많고 또 해야 할 일도 많다"며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함께 힘을 모아서 같이 가야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