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총선 자격 검증 놓고…친명 "이중잣대" vs 비명 "공천학살"

내부갈등 폭발에 이재명 리더십 시험대

2024-12-20     이설아 기자
이재명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총선 공천을 위한 후보자 검증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부적격자' 발생을 놓고 당내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친이재명(친명)계는 당이 친명 정치 신인에게 이중잣대를 적용해 불리한 판정을 내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비이재명(비명)계는 '공천 학살'을 자행한다며 지도부를 규탄했다.

20일 민주당 중앙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는 대표적인 친명계 인사로 꼽히는 이경 전 당 상근부대변인에 대해 공천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민주당을 탈당한 무소속 5선 이상민 의원 지역구인 대전 유성구을 출마를 준비하던 이 전 상근부대변인은 보복 운전 혐의로 1심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 받은 바 있다. 검증위는 마찬가지로 친명계인 정의찬 당 대표 특보에 대해서도 최근 공천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정 특보는 한국대학생총학생회연합(한총련) 산하 광주·전남대학 총학생회연합(남총련) 의장이던 1997년 당시 민간인 이종권 씨가 전남대 학생 행세를 했다는 이유로 쇠파이프로 폭행하고 고문을 가해 이 씨를 숨지게 한 이른바 '이종권 고문치사 사건'에 연루된 바 있다. 정 특보는 1998년 '상해치사죄'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만기 출소한 뒤 2002년 12월 특별사면·복권됐다. 이에 대해 친명계 원외인사 모임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현역의원은 프리패스고 정치 신인은 이중잣대"라며 반발했다. 모임은 정 특보는 "김대중 대통령이 사면복권을 통해 정 특보의 명예와 권리를 복원시켰음에도 검증위가 사면권의 효력에 대한 헌법적 권리를 제한했다"며 "사면복권된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 등에 대해서도 부적격 판정할 것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반면 비명계는 자신들이 비명계라는 이유로 석연찮은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최성 전 고양시장과 김윤식 전 시흥시장은 전날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들에 대한 검증위의 부적격 판정을 비판했다.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 지역구인 경기 고양을 출마를 준비해온 최 전 시장은 "고양시장 시절 당정 협력에 일절 불응했다는 등의 이유로 어제 부적격 통보를 받았다"며 "검증위가 아무 근거도 없이 '당정 협력 일절 불응'이라고 판단한 것은 이재명 대표를 비판하거나 이낙연 전 대표의 우호적 인사로 분류되는 데 대한 정치적 탄압"이라고 말했다. 당 사무총장인 조정식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시흥을 출마를 준비해온 김 전 시장도 "검증위가 지난 총선에서 경선에 불복했다며 부적격 통보를 해왔다"며 "당시 경선을 치르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경선 불복죄가 있을 수 있나"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지난 총선 당시 조 의원을 당이 전략 공천한 것에 대해 법원에 공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적이 있다. 이에 대해 비명계 의원 모임 '원칙과 상식'은 "검증위의 친명 검증이 시작되고 있다"며 "김 전 시장에 대한 부적격 결정 사유를 보면 (검증 심사가) 친명에 의해 사유화된 것은 아닌지 합리적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이들을 두둔했다. 이처럼 당내 갈등이 심해지는 가운데 이 대표의 공천 갈등 출구 전략에도 관심이 모인다. 비명계는 이 대표의 거취 정리를 요구하며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아직까지 비명계의 요구에 대한 답변을 삼가며 신중을 기하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