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틈새시장 찾아라”…유통업계, 미래 新성장 동력 확보 ‘골몰’

출산율 0.79명 역대 최저치 기록…아동복은 호황 저출산 시대, 펫푸드 시장 미래 먹거리로 급부상

2023-12-21     강소슬 기자
저출산·고령화가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저출산·고령화 가속화로 유통업계가 주 타깃층을 다시 설정하고 있다. 격변하는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사업 전략도 재정비하는 생존전략에 나섰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는 유통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출산율 감소로 소비 주체인 젊은 층이 줄고, 고령 인구가 증가하면서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저출산 시대를 맞아 아이를 귀하게 키우는 ‘골드키즈(Gold Kids)’가 늘고, 반려동물 시장도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자, 관련 시장 선점을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4만9200명으로 2020년 대비 8.5% 줄었다. 출산율은 0.78명으로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OECD 회원국 평균 합계 출산율(1.59명)의 절반에 못 미치는 수치다. OECD 38개 회원국 중 합계 출산율이 1을 밑도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다. 저출산 현상은 가속화되고 있지만, 아동복시장 규모는 높은 성장률을 보인다. 하나뿐인 아이를 귀하게 키우는 골드키즈를 위해 모든 지출을 아끼지 않는 부모·조부모가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가 발표한 국내 아동복시장 규모는 2020년 9120억원에서 지난해 1조2016억원으로 31.75% 성장했다. 같은 기간 국내 전체 패션시장이 40조3228억원에서 45조7789억원으로 약 13.5% 성장한 것과 비교해 보면 아동복시장이 월등한 성장세를 보인 셈이다. 백화점업계는 저출산으로 아동복 수요가 줄면서 2010년 이후 아동복 코너를 축소해왔지만, 지난해부터 명품 브랜드 키즈 라인 유치에 나서는 등 다시 아동복 코너 확대에 나섰다. 신세계·롯데·현대의 지난 1~10월 아동 상품군 매출 신장률은 5~30%를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베이비디올, 몽클레르앙팡, 버버리 칠드런, 겐조키즈, 펜디키즈, 엠포리오 아르마니 주니어, 봉통 등 해외 패션 아동복 브랜드를 잇달아 선보였다. 롯데백화점은 본점과 잠실점 등을 중심으로 지방시·펜디·겐조 키즈 라인을 강화하고 있으며, 잠실점과 롯데월드몰에만 60여개 키즈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월 압구정본점 지하 2층에 베이비 디올 매장을 신규 오픈한 데 이어 판교점 5층에 펜디 키즈 매장을 냈다.  식품기업들이 기존 펫푸드사업을 확장하거나 새롭게 진출을 준비 중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매해 증가하고 있는 만큼 펫푸드 사업의 시장 잠재력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반려동물 관련 시장 규모는 2015년 1조9000억원에서 2021년 3조4000억원으로 성장했다. 올해는 4조원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 기준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는 약 552만가구다. 반려인 수로 따지면 1262만명에 달한다. 우리나라 전체 가구 중 4분의 1이 반려동물을 기르는 셈이다. 정부도 펫푸드·펫헬스케어·펫서비스·펫테크를 4대 주력산업으로 육성해 국내시장 규모를 2027년 15조원까지 키우겠다고 밝혔다. 하림은 2017년 ‘하림펫푸드’를 설립해 다양한 펫푸드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다. 출범 초기 영업손실 34억원을 기록했으나 2021년 출범 5년 만에 흑자를 달성했다. 동원F&B는 ‘고양이 습식캔’을 출시해 국내뿐 아니라 일본, 홍콩,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에 수출하고 있다. 동원F&B 펫푸드사업은 4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풀무원은 본격적인 펫푸드 사업 확장을 위해 펫푸드 브랜드 ‘아미오’를 풀무원건강생활에서 풀무원식품으로 편입했다. 이를 시작으로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인식하는 ‘펫 휴머니제이션’ 트렌드에 맞춰 펫푸드를 식품사업 정체성에 접목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저출산·고령화가 이어지자 프리미엄 아동복 시장과 펫푸드 사업이 성장세를 보인다”며 “단순한 상품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아이와 반려동물이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 체험 공간조성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