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인구도 시청자수도 줄고…홈쇼핑업계, 디지털 혁신 고도화로 돌파구 찾나
가상인간, AI, 미디어월 등 사례 다양 비용 효율화, 소비자 접점 확대 장점
2023-12-21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홈쇼핑 업계가 디지털 혁신 고도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 가상인간, 메타버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을 접목한 서비스를 구축해 비용 효율화를 꾀하고, 이색적인 콘텐츠로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겠다는 심산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디어 환경이 온라인·모바일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TV 시청자수 인구가 감소하는 만큼, 디지털 고도화를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은 자체 개발한 가상인간 ‘루시’는 롯데홈쇼핑의 가상인간 루시는 패션 인플루언서로 모습을 드러낸 이후 자동차 마케터, 홍보모델, 엔터테이너로 영토를 확대하며 팬들과 지속 소통하고 있다. 지난 7월 실감형 콘텐츠 제작 기업 ‘포바이포’, 글로벌 물류유통기업 환지그룹의 태국법인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루시의 글로벌 진출도 본격화하고 있다. 연내 루시의 고유 목소리까지 고안해 인간과 흡사한 수준까지 현실감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또한, 롯데홈쇼핑은 TV홈쇼핑 생방송에 미디어월과 증강현실(AR)을 활용한 이색적인 방송 마련에 노력하고 있다. 가울 상품에는 설원을 배경으로 구현하는 등 상품 특성에 맞춰 가상의 사물과 공간을 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 일환으로 지난 10월 증강현실(AR) 기술을 적용한 가상 패션쇼 생방송에서 신상품을 선보이는 ‘베스트 패션 위크’ 행사를 전개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 8월부터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이색적인 패션 방송인 ‘아쇼라’(서아랑의 쇼핑 라이브)를 선보이고 있다. 쇼호스트 2명이 나오는 보통의 패션 방송과 달리 아쇼라는 서아랑 쇼호스트 1명과 3D 그래픽으로 만든 아바타 ‘랑이’가 함께 진행하는 방식이다. ‘랑이’는 상품 부연 설명, 시청자와의 질의응답 등을 담당한다. 이미지 생성 AI 기술이 이식된 ‘랑이’는 멘트에 맞는 표정, 입모양 등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 아쇼라 실적을 분석한 결과, 방송 1회당 평균 주문액이 20억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동시간대 실시한 패션 특집 방송 주문액(10억)과 비교해도 2배 높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시청자가 방송을 보며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방송톡’에 요청사항을 올리면 3D 이미지에 실시간 반영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매칭법과 스타일링을 미리 보고 구매할 수 있다”며 “1분에 최대 20가지의 스타일링을 보여줄 수 있는 정도로 즉석 이미지 생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CJ온스타일은 업계 최초로 모든 생방송 스튜디오에 디지털 영상 기술이 이식된 미디어월 인프라를 도입했다. 미디어월 스크린에 VR·XR 등의 효과를 통한 그래픽 이미지를 띄워 무대 실물 세트와 배경을 대체하는 행태다. 공간 및 표현의 제약이 없는 미디어월을 활용해 다양한 무대 배경을 구현하고 높은 실감도를 제공해 고객 주목도를 끌어올린 것이다. 이번 미디어월 도입으로 방송세트 폐기물량을 50t 가까이 낮추면서 환경 보호 효과도 창출했다. KT알파는 지난 4월부터 지니뮤직과 협업해 AI 창작 배경음악(BGM)을 선보였다. 식품 및 리빙 상품 시연이나 디테일 연출, 여행 등 무형상품 설명 시 상황에 맞는 음악을 활용해 효율성을 개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점차 고도화되고 있는 디지털 기술을 통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어, 이를 접목한 서비스 범위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송출수수료 부담, TV시청자수 감소 업황에 먹구름이 짙어지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새로운 사업을 지속 개발해 분위기 반전을 꾀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