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공격' 직접 언급한 北 김정은···한반도 긴장 수위 고조
21일 노동신문 보도···ICBM 발사 부대 불러 격려 비판 전면 나선 김정은···"핵 보유 자신감 표현"
2024-12-21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적이 핵으로 우리를 도발해올 때는 주저 없이 핵 공격도 불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일 연합 군사 행보에 대한 북한의 비난이 커지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직접 '핵 공격'까지 언급하면서 한반도 긴장 수위가 더욱 고조되는 형국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1일 김 위원장이 전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8형' 발사훈련에 참가한 미사일 총국 '제2붉은기중대' 군인들을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로 불러 격려하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화성-18형' 발사와 관련, "평화와 안정의 파괴자 미제와 그 특등주구들에게 심대한 충격을 줬다"며 "우리 당과 정부, 군대와 인민의 견결한 반미대응 입장을 실천적 행동으로 보여주고 공화국 핵전략 무력의 신뢰성과 전투적 위력을 과시했다"고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이번 군사 활동은 우리 무력의 충실성과 강경한 입장에 대한 과시이고 적이 핵으로 우리를 도발해올 때에는 주저 없이 핵 공격도 불사할 우리 국가의 공격적인 대응방식과 우리의 핵전략과 핵교리의 진화에 대한 명백한 설명이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언제든 핵전쟁 억제의 자기의 사명을 수행할 수 있게 철저히 준비함으로써 전쟁 방지와 평화 수호의 성스러운 특명을 믿음직하게 관철해 나가리라는 기대"를 부대에 전했다고 신문은 밝혔다. 북한은 지난해 9월 핵 선제공격을 시사한 핵 무력 정책을 법제화했고, 지난 9월에는 헌법에 명시했다. 지난해 말부터 남한을 겨냥한 전술핵을 실전화한 데 이어 올해 은밀성과 기동성을 높인 고체연료 ICBM을 선보이며 핵·미사일 위협을 끌어 올리고 있다. 최근 한미일에 대한 고수위 비판 전면에 김 위원장이 자주 등장하는 것도 한반도 긴장 수위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김 위원장은 지난 18일 ICBM 발사를 참관하며 "적들이 계속 잘못된 선택을 이어갈 때에는 분명코 보다 진화되고 보다 위협적인 방식을 택해 더더욱 공세적인 행동으로 강력하게 맞대응해야 한다"며 ICBM 발사로 "명백한 신호를 보냈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김종대 연세대 통일연구원 객원교수는 <매일일보>에 "핵을 보유했다는, 또 최근 러시아와 가까워지면서 국제 정세가 불리하지 않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라며 "대치 국면에서 전략적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의 '핵 공격' 언급에 대해 "북한은 핵 무기체계를 개발 해오고 있고, 그에 따라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며 "군 당국도 대응 방안을 강구하며 대비 태세를 갖추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