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안 막혀...가계대출 8개월 연속 늘어
주담대, 11월에만 5조4000억원 ↑ 당국 “정책모기지 등 실수요자 위주 증가”
2024-12-21 이재형 기자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이 5조원 넘게 증가하면서 가계대출이 역대 최대 규모를 갈아치웠다.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의 정책모기지 등이 늘어난 영향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11월 중 가계대출 동향’을 보면 지난달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91조9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5조4000억원 늘며 8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치로 지난 6월부터는 매달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전달(6조2000억원↑)과 비교하면 증가 속도는 다소 주춤했다. 정부는 가계대출 억제를 위해 지난 9월부터 시중은행의 50년 만기 주담대와 일반형 특례보금자리론의 판매를 중단했다. 시기상 감소효과가 11월부터 보여야 하지만 오히려 증가했다. 가계대출 규모를 끌어 올린 것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었다. 주담대는 5조8000억원 증가해 전월(5조7000억원↑) 보다 증가폭을 키웠다. 구체적으로 은행권 주담대는 5조7000억원 늘었고 2금융권은 1000억원 감소했다. 은행권 주담대 중 버팀목·디딤돌대출 등 주택도시기금과 정책모기지인 특례보금자리론이 차지하는 비중이 80%(4조6000억원)로 집계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권 주담대 대부분이 무주택자 대상 정책자금 대출, 집단대출”이라며 “실수요자 대출 위주로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2금융권 가계대출은 총 2조8000억원 줄며 전달(5000억원↓)보다 하락폭이 커졌다. 상호금융권(2조8000억원↓), 저축은행(1000억원↓), 카드·캐피털(300억원↓)이 각각 감소했고 보험업권은 1000억원 늘었다. 윤옥자 한국은행 시장총괄팀 차장은 “9월 이후 주택매매 거래가 둔화되면서 주담대 수요가 축소되고 있다”며 “10∼11월 입주 물량이 많아 잔금 마련을 위한 집단대출 수요가 확대되면서 전체 주담대 증가세가 줄어들지 않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금융당국은 변동금리 대출의 한도를 줄이는 ‘변동금리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 방안을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취급 관행을 개선해 장기적으로 가계부채를 줄여 나갈 계획이다. 스트레스 DSR은 차주가 변동금리 대출을 받을 경우 대출 한도를 계산하면서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해 가산금리를 부과하는 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