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편의점 가격 양동 전략…“가성비 도시락부터 프리미엄 주류까지” 

“1만원부터 1억원까지”…주류 스펙트럼 확장 위스키·와인 객단가 높아 매출 상승에 효과적

2024-12-25     강소슬 기자
편의점업계가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편의점업계가 가성비 좋은 먹거리부터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군을 무장해 올해에만 월평균 8.9%의 고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고물가가 이어지며 식비가 치솟자 합리적인 가격의 편의점 간편식의 인기는 뜨거웠다. 특히 올해는 1만원대의 가성비 와인부터 1억원대 초고가 위스키까지 주류 스펙트럼을 확장하며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편의점업계 1위와 2위를 다투는 GS25와 CU는 각각 ‘김혜자 도시락’, ‘백종원 도시락’을 출시해 가성비 경쟁을 벌였다. GS25가 6년 만에 재출시한 ‘김혜자 도시락’은 출시 12일 만에 55만개가 판매됐고, CU의 ‘백종원 트리플 간편식’도 출시 10일 만에 50만개 판매를 기록했다. 편의점업계는 가성비 와인과 함께 초고가의 위스키도 선보이는 등 주류 판매에 집중했다. 편의점들이 경쟁하듯 진행한 주류 행사에는 오픈런과 완판 행렬이 이어졌다. CU는 지난 4월 인기 주류들을 초특가로 판매하는 ‘렛酒(주)고’ 행사를 처음으로 개최했다. 당시 판매 시작 2시간 전부터 200m의 긴 줄이 이어질 정도로 고객들이 대거 몰렸으며, 행사일 이틀 동안 총 800여명이 찾았다. 또한, CU는 올해 영국 훈장을 받은 전설적인 위스키 마스터 디스틸러 ‘데니스 말콤’의 60년 경력을 기념해 전 세계에 360병만 한정 제작한 2800만원대의 ‘글렌그란트 60년산(700㎖)’을 업계 단독으로 선보였다. GS25는 올해 상반기 위스키 매출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70% 가까이 늘었다. GS25가 때마다 진행하는 ‘위-런’(WHI-RUN·위스키+오픈런) 행사가 실적을 견인했다. GS25는 올해 편의점 역대 최고가 주류 상품인 1억원대 위스키 ‘고든앤맥패일 프라이빗 컬렉션 밀튼 1949’를 선보여 화제가 됐다. 스코틀랜드 스페이사이드에서 가장 오래된 증류소인 ‘밀튼’에서 증류된 위스키로, 180병만 한정 생산돼 희소성이 높은 상품으로 꼽힌다. GS25는 지난 4월부터 ‘고든앤맥페일’의 4400만원 위스키 ‘플래티넘 주빌리 글렌그란트 1952’와 2000만원을 웃도는 ‘롱몬 1966’을 판매했다. 올해 상반기 해당 제품들은 300병 이상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편의점 샴페인 문화를 정립시킨 세븐일레븐은 지난 2021년 ‘레어템’ 샴페인을 파격가에 선보이는 것을 시작으로 오픈런 현상을 만들어 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1일 연말 샴페인 기획전 라인업을 공개했는데, 하이엔드급 샴페인과 이보다 20배가량 저렴한 데일리 샴페인 모두 큰 인기를 끌었다. 30만원이 훌쩍 넘는 ‘파이퍼하이직 레어13’, ‘페리에주에 벨에포크14’를 업계 단독으로 선보였다. 세븐일레븐은 하이엔드급 샴페인을 공수하기 위해 올 초부터 프랑스 샴페인 하우스와 협의를 시작해 국내 최대 물량을 어렵게 공수했으나 행사가 시작된 지 약 10일 만에 재고는 대부분 바닥났다. 이후 항공편을 통해 추가 물량을 공수했다. 세븐일레븐이 지난달 선보였던 1만원대 가성비 데일리 와인인 ‘앙리마티스 앨런스콧 쇼비뇽블랑’도 출시 3주 만에 누적 판매량 4만병을 돌파해 초도 물량이 완판됐다. 업계 관계자는 “도시락은 런치플레이션으로 인해 반사이익을 얻자 가성비를 무기로 한 먹거리를 지속적으로 선보임과 동시에 편의점의 가장 큰 장점인 접근성에 기초해 객단가가 높은 와인과 위스키를 선보이며 매출을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