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신기술‧인력 확보 가속…韓 경기 회복 앞당긴다
4차 산업혁명 중심 산업계 재편으로 인재 부족 국가경쟁력 강화에 기여…처우 불균형 우려도
2024-01-03 신승엽 기자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신기술 확보와 인력 양성이 국가경쟁력을 제고할 주요 방안으로 부상했지만, 체계적인 양성 계획부터 유출까지 방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 시대 맞춤형 인재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소프트웨어(SW)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국내 산업은 아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발생한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신산업은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키워줄 뿐 아니라 수익성까지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에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챗GPT의 등장은 지난해 산업계의 주요 이슈로 부상했다. AI를 학습시켜, 최적의 결론은 도출하는 형태로 활용한다. 챗GPT는 온라인 업무뿐 아니라, 개인의 삶 속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온라인 속 필수요소로 자리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기술의 가치가 더욱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형태의 산업구조 재편은 인력 양성의 필요성으로 이어진다. 관련 인력을 육성해야 국내 산업의 경쟁력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각 산업 현장에 맞춘 SW를 구축해 사업장 효율화를 극대화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인건비 등의 고정비를 감축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인력이 더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은 작년 8월 ‘4차 신기술 인력 수급 포럼’에서 인력이 부족한 현실을 인지했다. 당시 현장에서는 빅데이터 1만9600명, 클라우드 1만8800명, AI 1만2800명, 나노 8400명 등 총 6만명이 부족할 것이라는 결과가 도출됐다. AI 분야는 의료·금융·제조·서비스 등에서 활용이 늘어나는 추세다. 오는 2027년까지 1만2800명이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개발(R&D)을 담당할 핵심 인재를 구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클라우드 분야에서는 특히 서버 관리·보수 등 운영 인력과 시스템 개발 분야에서 인력 부족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빅데이터 분야에서는 융합 데이터 전문가 등을 중심으로 인력난이 예상됐다. 신기술 인력 양성은 경제적 기여도도 높을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기술의 보급은 시장 선점으로 이어진다. 통상 기업 및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장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의 창업기업들은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시장에 공급해 각자의 입지를 구축했다”며 “인지도를 바탕으로 시장을 선점한 기업들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고, 미래에는 이들이 산업계의 리더로 부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주요국에서는 신기술 인력 육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MIT는 1조원 규모 기금을 마련해 AI 대학을 설립했고, 일본은 50만명에게 AI를 가르치는 계획을 추진한다. 국내에서도 정부와 민간이 신기술 인력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인력 육성 대책이 부족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민관의 인재 양성 목표치는 미국‧일본보다 적지 않지만, 체계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 각 국의 인력쟁탈전도 심화됐다.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해외로 떠난 이공계 유학생은 34만6239명에 달한다. 핵심 인력이 유출됨에 따라, 기술 유출도 증가했다. 2018년부터 작년 6월까지 5년 6개월간 경찰이 적발한 산업기술 해외 유출 범죄는 총 78건, 검거자 수는 225명으로 집계됐다. 유출 국가별로 보면 중국이 51건(65.4%)으로 가장 많았다. 미국(8건‧10.3%), 대만·일본 각 5건(6.4%) 등이 뒤를 이었다. 신산업 중심의 인력 유출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유출 피해 업종 중 기계 분야가 16건으로 주를 이뤘다. 구체적으로는 전기전자(11건), 디스플레이(10건), 조선(9건), 자동차‧철도(4건), 정보통신(4건), 로봇(3건) 순이다. 현재 한국의 글로벌 시장 경쟁력은 계속해서 축소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의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한국는 2021년에만 478억달러(63조3828억원)의 무역 적자가 쌓였다. 작년의 경우 1~11월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145억달러(18조8703억원)를 기록했다. 사실상 성장판이 닫혔다는 부정적인 전망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신기술‧인력 양성 및 보호는 국내 산업계의 재편을 이끌어낼 수 있다. 국가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그간 글로벌 시장에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성장한 한국은 뒤쳐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됐다. 이미 보호무역주의와 세계 각국의 인력 쟁탈전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구체적인 계획과 실행이 요구된다. 신산업 및 신기술을 육성해야 산업계의 경쟁력도 함께 상승할 수 있다. 국내 중소기업의 인력 처우도 강화해야 한다. 대‧중소기업 간 인력 균형은 이미 대기업으로 기울어졌다. 신기술 교육을 수료한 구직자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처우가 부족한 중소기업에 취업할 이유가 없다. 중소기업도 성장을 모색하려면, 관련 인력에 대한 처우를 최소한 대기업에 준하는 수준으로 맞춰줘야 한다. 다만 이러한 조건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중소IT업체 관계자는 “현재 SW 기술을 기반으로 설계한 솔루션을 각 기업에 보급하고 있다. 신기술을 끊임없이 개발해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지만, 인력 부족으로 매일 개발직들의 야근이 이어진다”며 “인력의 총량 자체가 부족하고, 대기업과의 처우 격차를 좁히기 어려워 새로운 인력 수급이 어렵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