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격전지’ 된 동남아… 유통街 “中 실패 딛고 다시 해외로”

사드보복 이후 중국 시장 전면 철수 성장 잠재력 높은 동남아 공략 집중

2025-01-03     강소슬 기자
유통업계가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내수 침체와 각종 규제로 매출 돌파구가 필요한 유통업계는 해외 시장에서 타개책을 모색하고 있다. 과거 중국 시장 철수 등의 아픔을 딛고, 몽골과 동남아 등 신시장 개척에 집중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베트남과 몽골, 롯데마트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둥지로 다수 매장을 출점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자체상표(PB) 상품 수출을 통해 몽골 시장에 진출했다. 먼저 이마트는 1997년 중국 상하이에 1호점을 오픈하며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 2004년 6월 루이홍점부터 점포수를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2011년 1월 꽝띠엔점까지 28개점을 열었지만, 2017년 중국 정부의 고고도방공미사일(사드) 보복 등의 여파로 수천억원의 적자를 떠안고 같은해 중국 시장에서 전면 철수한 바 있다. 이마트는 베트남으로 눈을 돌렸다. 2015년 12월 호찌민시 인구밀집지역 중 하나로 중산층이 두꺼운 고밥상권에 이마트 베트남 1호점인 고밥점을 오픈했다. 당초 2015년 베트남 1호점을 낸 뒤 2호점 개발을 추진했으나 현지 규제 탓에 가로막혔다. 사업이 계속 지지부진하자 2021년 결국 법인 지분을 현지 기업에 모두 넘겼다. 현재 이마트는 베트남에서 브랜드를 빌려주고 마트 운영 노하우를 전수하는 파트너사로 매장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베트남 현지 파트너사인 타코 그룹과 함께 현지 이마트 중 최대인 6930㎡(2100평) 규모로 3호점도 오픈했다. 이마트는 베트남 대형마트 중 1등 점포로 키워 ‘베트남 이마트’를 동남아 시장 공략을 위한 허브로 활용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앞서 이마트는 지난해 9월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 4년 만에 신규 매장을 개점했다. 이마트는 몽골 기업인 알타이그룹과 협약을 통해서 2016년 1호점을 탄생시켰다. 롯데는 1994년 중국에 처음 진출해 중국에서 2017년까지 롯데마트 112개의 점포를 운영했지만, 사드 보복 이후 2018년 롯데마트는 중국에서 철수했다. 롯데마트는 현재 베트남을 중심으로 대규모 사업을 펼치며 인도네시아 시장에도 진출했다. 롯데마트는 2008년 베트남 호찌민시에 1호점을 오픈을 시작으로 15년간 15개 현지 매장을 열었다. 지난해 16호점인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점을 개점했다. 롯데마트는 베트남 시장을 안정적으로 공략 중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봉쇄 조치가 내려진 2020년, 2021년을 제외하고 매년 10% 이상 매출이 신장했다.  인도네시아 사업 역시 활발히 전개 중이다. 롯데마트는 지난 2008년 10월 인도네시아 현지 업체인 마크로의 19개 점포를 인수하며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2010년 8월 첫 소매 점포이자 20호 도매점인 ‘간다리아시티점’을 오픈했고, 2022년 12월 땅그랑시 남부지역에 50번째 점포이자 36번째 도매점인 ‘세르퐁점’을 오픈하는 등 빠르게 사세를 확장했다. 홈플러스도 지난해 PB 상품을 몽골에 처음으로 수출했다. 몽골 내 K-푸드 열풍 기지인 몽골 현지 서클 그룹과 계약을 체결해 울란바토르 지역 오르길, 토우텐 14개 매장에서 PB제품을 판매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표 오프라인 유통채널인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국내에서 영업 규제로 인해 성장성이 꺾이자,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동남아를 중심으로 다시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베트남, 몽골, 인도네시아 등은 젊은 인구 비중이 높아 경제 성장 잠재력도 높고 한국 문화에도 호의적이라 올해도 해외 투자는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