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 효과 미비”…면세업계, 다국적 마케팅 돌파구 마련
중국 경기 악화…해외여행 수요 둔화
면세점 소비 코로나 이전 ‘절반’ 수준
2024-12-26 강소슬 기자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의 한국 관광이 재개됐지만, 시장 활기는 돌지 않고 있다. 이에 면세업계는 유커에 의존하기보다 개별 및 다국적 관광객 대상 마케팅 강화에 나서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2월까지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2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일자리전담반 태스크포스(TF)의 ‘중국 방한관광객 현황 및 취업유발효과’를 보면 9월 중국 방한관광객은 26만4000명을 기록했다.
방한 상위 4개국인 일본, 미국, 대만, 베트남 관광객 수는 코로나19 이전 대비 84.1~106.7% 회복된 것과 달리 중국은 48.8%로 부진한 상황이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로 단체관광이 불가했던 2017∼2019년 평균(월 41만6000명)에도 못 미친다.
지난 8월 2017년 3월 한한령 이후 6년 반 만에 단체관광이 재개됐지만, 9월 단체관광객은 1만3000명(관광비자 기준)으로 8월 대비 2000명 늘어나는데 그쳐 큰 폭의 매출 반등을 보지 못했다.
면세업계는 이 같은 분위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경기가 어려워짐에 따라 해외여행에 대한 수요가 둔화됐고, 중국 경기 악화로 유커들의 지갑이 얇아지면서 가성비 높은 소비로 전환하는 등 소비패턴도 달라졌다.
한국면세점협회의 10월 산업 총괄 통계자료에 따르면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1조3894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6.5% 감소했다. 특히 10월 매출액은 전월보다 6.4% 감소해 지난 3월 이후 7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중국인이 유니온페이를 이용해 한국에서 올해 1~9월 쓴 돈 중 면세점 비중은 35.9%에 그쳤습니다. 2019년(63.1%)과 비교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
면세업계는 유커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주요 타겟을 개별 여행객과 다국적 여행객들에게 맞춰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신세계 면세점은 최근 국내 면세업체 중 처음 글로벌 외항사 캐세이퍼시픽과 협약을 맺고 외국인 개별관광객 선점에 나섰다.
캐세이그룹은 캐세이퍼시픽항공과 쇼핑·다이닝·웰니스 계열사 통합 마일리지 ‘아시아 마일즈’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협약으로 내년 2월부터 캐세이 회원은 아시아 마일즈 온라인몰에서 신세계면세점 선불카드를 사서 면세쇼핑을 할 수 있게 됐다. 신세계면세점에서 면세품 구매 시 아시아 마일즈도 적립된다.
롯데면세점도 개별관광객을 잡기 위해 알리페이 플러스를 통해 중국 알리페이는 물론 홍콩과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이탈리아 등 12개 시장의 결제수단까지 확대 도입해 글로벌 고객의 편의를 높이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네이버, 데일리샷 등 IT 기업과 기술을 제휴하고 또한 JAL, 중화항공 등 해외 항공사와도 마일리지 적립 제휴를 맺고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인천공항점을 포함한 현대백화점면세점의 모든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오는 31일까지 최대 16% 할인을 제공하는 선불카드(나우페이) 지급 행사를 진행한다. 앞서 대한항공, 여기어때, 토스뱅크, KB국민은행 등 다양한 기업과 제휴 마케팅을 진행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업계는 지난 중국이 한국행 단체 관광을 다시 허용하면서 하반기에는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중국인들의 소비패턴 변화로 과거와 같은 상황은 오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면세점 업계는 개별관광객 눈높이에 맞게 진화하고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마케팅 활동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