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K-자동차, 신흥시장 수출로 美·中발 위기 넘는다

중국·미국, 지정학적 리스크 우려 인도·중동·아프리카 등 수출 늘려

2025-01-01     이찬우 기자
현대차

매일일보 = 이찬우 기자  |  국내 완성차 기업들이 인도, 중동아시아,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 공략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미국과 중국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불확실성이 점점 커지면서 이를 미리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부진했던 중국, 러시아 공장 등을 매각하고 신흥시장 수출을 늘리며 ‘새 판 짜기’에 나섰다. 중국은 현대차가 5곳의 공장을 운영하는 등 최대 생산 국가였다, 한때 연간생산량이 245만대에 달할 정도로 현대차그룹의 주요 생산기지였다. 하지만 중국이 자국 브랜드 밀어주기 정책을 고수하면서 현대차의 중국 판매량은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2022년엔 판매량 27만3000대 점유율 1%대에 그쳤고 영업손실도 8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현대차는 지난해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중국 공장 추가 매각 계획을 밝혔다. 2021년 중국 베이징 1공장 매각에 이어 지난 8월 충칭 공장을 매물로 내놨다. 충칭 공장은 저조 등 여파로 지난해부터 가동을 중단했다. 미국 시장은 현재는 잘나가고 있지만 대선 결과에 따라 어떤 변화가 불어닥칠지 모르는 상황이다. 미국은 지난해 현대차그룹이 가장 많은 판매를 기록한 국가다. 현대차는 2023년 미국에서 내연기관, 전기차 가리지 않고 많은 판매를 기록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1~11월 미국 시장에서 151만579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한 수치로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이래 역대 최다 실적이다. 특히 미국은 수익성이 좋은 친환경차와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의 판매가 급증하는 등 영업이익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는 시장이다. 이는 아시아산 전기차 보조금 지급을 제한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도 불구하고 얻은 값진 성과다. 반면 올해 이런 좋은 흐름이 다소 주춤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대선에 다시 등장한 트럼프가 IRA를 폐지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당선결과를 예측할 순 없지만 만약 트럼프가 당선돼 IRA가 폐지된다면, 이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조지아에 전기차 공장을 짓는 등 막대한 투자를 한 현대차그룹 입장에선 기업 전략을 일부 수정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대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기업들은 인도, 인도네시아, 중동국가 등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8월 인도에서 제너럴모터스(GM) 인도 법인이 보유하고 있던 연간 13만대 생산 규모 자동차 공장을 인수했다. 공장이 본격 가동하면 현대차·기아는 인도에서만 약 140만대를 생산하게 된다. 인도네시아 공장은 현대차그룹의 아세안 전기차 시장 거점으로 만들고 있다. 현대차는 전기차 증산을 위한 인도네시아 공장 설비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전기차 생산 모델을 아이오닉 5에서 코나EV까지 2종으로 늘린다. KG모빌리티도 신흥시장 개척에 적극적이다. KG모빌리티는 주력시장인 유럽을 비롯해 아프리카와 중동, CIS 지역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3월에 베트남 FUTA(푸타) 그룹의 Kim Long Motors(킴롱모터)와 2024년 연간 1만5000대를 시작으로 2029년까지 총 21만대 KD(현지 조립형 반제품)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아울러 FUTA 그룹과 추가적인 협력 방안 모색을 통해 내연기관뿐만 아니라 토레스 EVX와 KGMC 전기 버스 등의 베트남 시장 진출을 위한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올해부터 제품 양산을 시작하는 등 양사간 협력을 긴밀히 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