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4·10 총선] 준연동형 기댄 ‘신당 러시’···더 꼬이는 선거 방정식
이낙연·조국·이준석 등 잇따라 창당 나서 '병립형 회귀' 불리·'연동형 유지' 유리 전망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거대 양당에서 이탈한 신당 추진 세력들이 우후죽순 등장하고 있다. 일각에선 총선용 '떴다방'이라며 깎아내리는 한편 다른 쪽에선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양당 체제에 균열을 낼 수 있는 시도로 평가하기도 한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민주당계 인사로는 우선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신당 창당을 시사한 바 있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등도 각각 창당 가능성을 언급했다. 국민의힘에선 이준석 전 대표가 탈당과 함께 창당을 공식화했고, 신인규 전 상근부대변인도 '민심동행'이라는 창당준비위원회를 꾸려 총선을 준비 중인 상태다.
그 외에도 양향자 의원은 '한국의희망'을 지난 8월 창당했으며, 금태섭 전 의원도 류호정 정의당 의원과 함께 '새로운선택'의 창당을 준비 중이다. 용혜인 의원이 소속된 '기본소득당'은 '열린민주당'과 정의당 탈당파로 구성된 '사회민주당 창당준비위원회'와 함께 '개혁연합신당'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정의당은 녹색당과 '선거연합신당'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들의 선전 여부는 선거제 개편 결과에 따라 좌우될 수 있다. 소수정당 원내진출에 유리한 연동형이 유지될 것이냐, 아니면 양당에 유리한 병립형으로 회귀할 것이냐에 따라 의석 수에 큰 차이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거제 개편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양당이기에, 소수정당들은 '이해충돌'을 지적하며 양당의 진일보한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경우 지난 20대 총선처럼 정당의 지역구 의석수와 상관없이 비례대표 투표율만으로 의석을 할당하는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일찌감치 기운 상황이다. 소수정당들의 정치 참여 자체가 차단된 것이 아닌 상황에서, 정당 난립으로 인한 정치적 혼란을 막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보다 복잡하다. 민주당은 정치 개혁에 공감하며 지난 2019년 당시 바른미래당, 정의당 등과 함께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관철시킨 바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미래한국당을 위성정당으로 창당해 연동형의 불이익을 우회했다. 민주당도 맞대응으로 위성정당 더불어시민당을 창당하면서 제도를 무력화시켰다는 비판을 자초했다.
따라서 민주당 내에선 '위성정당 금지법' 등을 도입하는 동시에 준연동형 비례제를 유지하자는 소신파와, 국민의힘에 과반을 주지 않는 것이 우선인 만큼 병립형 회귀가 불가피하다는 현실파가 팽팽히 대립 중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연말까지도 의원총회를 거듭 소집, 의견을 수렴했으나 당론을 도출하지 못한 채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한편 위성정당 금지법은 지난달 18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여야 심사를 거쳤으나 양당의 견해차만 확인한 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병립형을 채택하면 사실상 위성정당 창당이 불가능하므로 별도의 법안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 강경해 민주당과의 합의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여당에서 위성정당 방지법을) 해봐야 (위성정당을) 못 막는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법으로 강도 살인을 다 막을 수 없다고 형법이 필요 없냐"고 법안 통과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소수정당으로서 총선 결과에 큰 영향을 끼칠 선거제 개편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