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금리 내려도 카드론 금리 오르네
7개 신용카드사 카드론 금리 年 14.34% 까지 올라
2023-12-27 최재원 기자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카드론(장기카드대출)을 통해 당장 비싼 이자를 내고 급전을 마련하는 서민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7개 전업 카드사(삼성‧현대‧KB국민‧롯데‧신한‧우리‧하나)의 평균 카드론 금리는 연 14.34%로 전월 말 대비 0.03%포인트 상승했다. 시장금리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금리 인하를 예고하면서 빠르게 안정되는 반면 카드론 금리는 계속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9월 13.88%였던 카드론 평균 금리는 지난 10월 14.31%로 빠르게 오르는 중이다. 이처럼 카드론 금리는 빠르게 오르고 있지만 대출을 받으려는 발걸음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높은 금리를 감수하고서라도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카드론 잔액 규모는 사상 최대치인 35조9609억원을 기록하며 올해 들어 2조원 넘게 불었다. 카드론은 주로 은행 대출이 어려운 서민들이 급전 창구로 많이 이용하는데, 대출 심사가 까다롭지 않은 대신 이자가 높은 편에 속한다. 높은 금리를 감수할 정도로 자금이 필요한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기존에 빌린 카드론을 연체한 차주가 다시 대출을 받아 카드론을 상환하는 상품인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 증가폭도 연중 최고를 기록했다. 여신금융협회에 의하면 지난달 말 기준 9개 카드사(삼성‧현대‧KB국민‧롯데‧신한‧우리‧하나·BC·NH농협)의 대환대출 잔액이 1조5960억원으로 지난해 말(1조461억원)과 비교해 52.6%(5499억원)나 급증했다. 전월 대비로도 7.1%(1057억원)나 올랐다. 카드론 대환대출을 받으면 연체 위기에 놓인 차주는 당장의 상환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기존 카드론보다 금리가 높아지고 신용등급은 떨어진다. 일시불로 물건을 산 뒤 카드 대금의 일부만 먼저 결제하고 나머지는 나중에 갚는 리볼빙 역시 이월잔액이 7조6245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3.6%(2671억원) 증가했다. 전월 대비로도 0.5%(412억원)나 확대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리볼빙의 경우 이자가 법정 최고금리(연 20%)에 육박하고 대출 기간도 짧아 부실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론 대환대출과 리볼빙의 확대는 상환 능력이 취약한 차주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라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