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쌍특검' 28일 본회의 처리 예고…이태원특별법·3국조도 '강행'

국민의힘 "총선용 악법" 강력 반발 민주 "비켜 갈 수 없는 국민의 명령"

2023-12-27     문장원 기자
네덜란드를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28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이른바 쌍특검법(대장동 50억 클럽·김건희 주가조작) 처리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국민의힘은 총선을 겨냥한 악법이라고 강하게 반발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민주당은 같은 날 이태원특별법과 '3국정조사(오송 지하차도 참사, 해병대원 사망 사건, 양평고속도로 의혹 관련 국정조사)' 계획서도 처리한다는 방침이어서 연말 정국이 급격히 얼어붙을 전망이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쌍특검 '수용 불가' 입장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 행사 요청 질문을 받고 "총선용 악법이라 분명히 말했다. 4월 8, 9, 10일에도 계속 생중계한다는 것 아닌가. 총선 그렇게 치르겠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건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것으로 국민 선택권 침해라 생각한다"며 거부권 행사 요청 방침을 시사했다.

앞서 크리스마스인 지난 25일 국민의힘과 정부, 대통령실은 긴급 비공개 당정협의회를 열고 '김건희 특검 수용 불가'로 입장을 최종 정리하면서 일말의 협상 가능성에도 선을 그었다. 보수 진영 일각에서 제기된 총선 후 수사 등 조건부 수용안도 '불가'로 의견을 모았다. 사실상 '본회의 통과→거부권 행사→재의결 부결'로 특검법을 무력화시키겠다는 것이다.

다만 김 여사 특검법 찬성 여론이 높고,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부정적인 여론도 높은 상황인 만큼 당내에선 거부권 행사가 몰고 올 후폭풍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국민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이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이 70%로,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응답 20%를 크게 앞섰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이 47%로, 행사해야 한다는 응답 39%보다 높았다(12월 7~8일, 전국 성인 1033명, 응답률 10.9%,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0%p, 그 밖에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안철수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여당 지도부나 정부에서도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면서도 "거부권을 행사하면서도 동시에 많은 국민들 우려에 대해 영부인의 활동이 체계적으로 관리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게 민심을 얻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특별감찰관이 법률에 명시돼 있는데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하지 않아 국민으로부터 많은 반감을 샀다"며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을 위해서도 법률에서 명시된 특별감찰관을 임명해 영부인의 활동이 체계적으로 관리된다는 확신을 국민에게 드리는 것이 진정으로 바라는 일이 아닐까"라고 했다.

민주당은 28일 본회의에서 쌍특검법 처리 의지를 거듭 확인하며 대여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특히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지도부는 거부권 행사는 곧 김 여사의 혐의를 인정하는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일제히 포문을 열었다.

이재명 대표는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해야 하는데, 집권 여당의 외면, 무시 때문에 지금까지 지연됐다"며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다' 많이 듣던 말 아닌가. 여당이 하던 말이다. 민주당은 국회의 정해진 법과 원칙에 따라 내일 본회의에서 특검법을 의결하겠다"고 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김건희 특검은 비켜 갈 수 없는 국민의 명령"이라며 "죄가 없다면 왜 당당하게 수사에 응하지 못하나"라고 직격했고, 장경태 최고위원은 한 비대위원장을 향해 "비대위를 실패할 결심으로 시작하고 싶지 않다면 김건희 특검법에 협조하라"고 압박했다.

여기에 민주당은 이태원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과 3국정조사 계획서도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쌍특검과 함께 이들 안건을 정치공세에 활용하려 한다는 입장이어서 여야 간 강 대 강 대치가 불가피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