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결국 국민의힘 탈당···"변화 없는 정치판, 기다릴 여유 없어"

27일 상계동 식당서 기자회견···가칭 '개혁신당' 창당 공식화 정부·여당 맹비판···"검찰 주도 정치 결사체로 대립 강요받아"

2023-12-27     이태훈 기자
이준석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국민의힘을 전격 탈당했다. 이 전 대표는 탈당을 고집한 데 대해 "대한민국이, 변화가 없는 정치판을 바라보며 기다릴 수 있는 여유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미 창당 실무에 돌입한 이 전 대표는 이날 개혁신당(가칭) 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해 본격적인 신당 행보에 나선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서울 노원구의 한 갈빗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국민의힘을 탈당한다. 동시에 제가 가지고 있던 모든 정치적 자산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정치는 대중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는 노력이다. 이제 시민 여러분께서 상대를 쓰러뜨리기 위한 검투사의 검술을 즐기러 콜로세움으로 가는 발길을 멈춰달라"며 "진영논리에 휩싸여 우리 팀에 발생한 문제는 좋은 게 좋은 거지 하고 넘어가고, 그 모습에 정작 미래를 고민해야 할 젊은 세대는 정치를 내로남불의 장으로 보며 외면하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과 당대표가 모두 군인이던 시대를 겪어내고 이겨냈던 우리가 왜 다시 한번 검찰과 경찰이 주도하는 정치적 결사체 때문에 중요한 시대적 과제들을 제쳐놓고 극한 대립을 강요받아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이 전 대표는 정부·여당의 정책을 조목조목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당정이 추진하는 의대 정원 확대, 교육 및 연금 개혁, 인구 감소에 따른 군 재편 정책의 방향성이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며 "절망의 줄다리기를 하면서 대한민국이 정체된 사이 우리에게 여러 가지 거부할 수 없는 도전들이 쌓여간다"고 호소했다. 이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신당 창당을 공식화했다. 그는 "대한민국 시민 여러분 모두를 미래의 정치로 초대하겠다"며 "몇 개의 의석을 만들어낼지 확실하지도 않은 누군가의 말에 신빙성이 없고, 실행이 담보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신다면, 더 많은 의석을 만들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내년 4월, 대통령 한 사람이 아닌 상계동의 꿈, 보편적인 민주 시민의 고민을 담아낼 수 있는 새로운 정당이 여러분을 대표할 수 있도록 제 모든 것을 쏟아부어 정진하겠다"며 "훗날 오늘의 제 약속이 '상계동 마포참숯갈비 선언'이라고 인터넷 사전 한 자락에 기록될 수 있도록 견마지로를 다하겠다"고 총선에 임하는 포부를 전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탈당 철회 조건으로 당과 대통령실의 변화를 주문한 바 있다. 이 전 대표는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취임한 것이 생각한 변화와 다른 방향이냐는 질문에 "정치를 바꿀 수 있는 힘은 민주적 권력에서 나오는데, 그것은 국민의 확인된 지지와 성원에서 나온다"며 "저는 선출되지 않은 지도부가 그런 일을 하기에는 부담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신당 창당의 구체적 로드맵을 묻자 "이 시각 과천 선관위에서 저희측 관계자가 창준위 결성신고서를 내고 있을 것"이라며 "계획대로 되면 오늘부로 창준위는 개혁신당으로 발족했음을 알린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과의 재결합 가능성에 대해선 "적어도 총선 전 재결합 시나리오는 제가 부정하고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한동훈 비대위 체제에서 신당 동력이 약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한 장관과 저는 이제 경쟁자 관계로 들어섰다고 생각한다"며 "경쟁자라는 관계는 저희가 부인하거나 아니면 받아들인다고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