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논란 재점화” 3만원 치킨, 진짜 내막은
원가율 50% 이상, 이익률 10%…“제반 비용 상승에 인상 불가피” 배달 위주 판매 구조상 수수료 부담 커…기름값 여전히 높은 수준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금(金)값 치킨’ 논란이 다시 들끓고 있다.
전날(27일) bhc는 29일부터 치킨 메뉴를 비롯한 85개 제품의 권장 소비자 가격을 500원~3000원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1만7000~1만8000원대의 bhc치킨 가격은 2만~2만1000원대의 다른 브랜드 치킨 가격들과 대체적으로 가격이 비슷해진다. 원부자재 공급가도 평균 8.8% 올린다.
앞서 지난 4, 5월 교촌치킨은 500~3000원, BBQ는 2000원씩 각각 공급가를 올려 잡은 바 있다. 이번 bhc의 인상 대열 합류로, 국내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3사의 제품 가격은 모두 2만원대가 됐다. 여기에 배달비까지 더해진다면 소비자 부담가는 2만원 후반대 수준에 육박하게 된다. ‘치킨 3만원 시대’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돼가고 있는 모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치킨 업체들의 줄인상은 가맹점 수익 개선을 명목으로 시행됐다. 올해 본사와 가맹점주 간 진행된 상생 간담회에서 협의회 대표들은 실질적인 수익 개선을 위한 가격 인상 조치를 지속 요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주문 중개 수수료 및 배달 대행 수수료, 인건비와 임대료 상승, 그리고 지속되는 원부자재 가격의 인상 등으로 가맹점 수익이 악화됐단 게 관련 업계의 입장이다.
유명 프랜차이즈 브랜드 서울 소재 매장의 평균 원가를 산정해본 결과, 치킨 한 마리의 평균 원가율은 약 52%에 달한다. 이익률은 10~15% 수준이다. 계육, 파우더, 기름, 무절임, 양념소스, 포장용기 등 주요 재료를 비롯해, 제품의 세부 품질을 결정짓는 요소들에 투입되는 연구개발비‧로열티를 비롯해 냉장보관이동에 따른 경유값‧인건비 등 다양한 요인들이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성동구에서 치킨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 중인 가맹점주 A씨는 “치킨은 국내 대표 간식으로 인식되기에 3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이 서민 입장에서 민감하게 체감되는 것에 공감하지만, 물대가 50%를 넘기는 원가율을 따지면 점주에겐 남는 게 없다”며 “물가가 지속 오르는 데 따른 적절한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며, 앞으로 치킨값은 오르면 올랐지 내려가진 않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특히 배달 수수료, 광고비, 인건비, 임대료, 가스‧전기‧수도세 등 제반 운영비용이 직격타를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배달비의 경우, 고객이 배달앱을 통해 치킨을 주문할 때 공제 비용은 중개수수료 2000원, 배달요금 3000원, 카드수수료 480원, 부가세 470원 등 총 5950원에 달한다. 치킨 값을 2만원으로 가정했을 때, 한 마리에 수수료 공제 비중만 30% 정도다.
기름값도 부담이다. 식용유 원자재 국제시세는 코로나 여파로 인한 글로벌 물류 운송비 상승, 기후 변화로 인한 곡물가 상승, 전쟁 등 겹악재로 지속적으로 급등해왔다. 치킨집에서 흔히 튀김유로 쓰이는 해바라기유의 국제 가격은 올 3분기 기준, 평균 1173달러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해 2분기 2396달러보단 내려갔지만, 900달러대였던 전쟁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에 형성돼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치킨은 배달 중심 판매 구조에 따른 배달 중개 수수료 부담을 비롯해 계육과 기름 등 주요 원부자재 가격 비중이 큰 편이다”라며 “불가피한 원자재 수급 가격 상승을 제외하고, 이 외 비용 부분에서 내부적 원가 절감 전략을 통해 상생안을 강구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