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AI 키우고 IDC·반도체도 힘 준다…K-기업, 기술 개발 속도
기존 상용 반도체比 2배 이상 전성비 확보…K-기업 성과 눈길
NHN·사피온 등 연계 제품·서비스 개발…다양한 영역 적용
삼성전자-네이버, 클라우드 최적화 AI반도체 개발 온힘
정부, AI반도체 응용실증지원·기술인재 공급 추진
2024-12-28 이태민 기자
매일일보 = 이태민 기자 |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이 떠오르면서 서비스를 뒷받침하는 인프라의 중요성이 대두되자 정부에서도 관련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정부는 국산 AI 반도체와 국산 클라우드를 엮어 세계 디지털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구상이다. 내년에도 관련 기술 고도화를 위해 투자와 연구개발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28일 정보기술(IT)업계 및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최근 국내 인공지능 반도체(AI NPU)의 전력 대비 성능(전성비)가 기존 상용 반도체 대비 두 배 이상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정부는 AI 반도체 기술개발에 꾸준히 투자해 왔는데, 그 결과 현재 여러 국산 AI NPU가 출시돼 상용화 초기 단계에 있다. 본격적인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실제 데이터센터와 서비스에 적용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K-클라우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데, 성과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네이버·KT·NHN 등 국내 클라우드 3사를 포함한 민관 기업 110곳과 함께 추진 중인 이 사업은 초고속·저전력 국산 AI 반도체를 개발, 데이터센터에 적용해 클라우드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국산 AI 반도체 기술을 고도화하고, 단계별로 데이터센터에 적용해 클라우드 기반 AI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실증사업도 함께 진행 중이다.
NHN클라우드와 사피온코리아, 노타는 최근 진행된 1단계 사업 실증 시연회에서 1단계 사업에 참여한 교차로 폐쇄회로(CC)TV 영상 내 차량·보행자를 식별하는 지능형 교통관제 서비스를 선보였다. 기존 상용 반도체를 사용했을 때보다 2배 이상의 전성비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KT클라우드, 리벨리온, 슈퍼브AI가 준비한 음식물 식별 및 영양관리 서비스는 음식물 인식 및 객체 분석으로 영양분 섭취량을 계산했다. 이 역시 기존 상용 반도체 대비 2~3배 가량의 전성비를 확보했다.
네이버클라우드, 퓨리오사AI, 심플랫폼은 건설현장 CCTV 영상 내 작업자 식별 및 위험도 측정을 시연했는데, 이 역시 기존 반도체보다 2배 이상 우수하다고 전했다. 국산 NPU의 처리속도·소비전력 등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네이버와 삼성전자가 손잡고 개발 중인 AI 반도체도 눈여겨 볼만하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해 12월 삼성전자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엔비디아에 맞서 AI 반도체 개발에 나섰다. 이달 19일에는 AI 서비스 실증 시연회에 참여해 개발중인 AI 반도체 ‘필드 프로그래머블 게이트 어레이(FPGA)’ 버전을 공개했다. 네이버클라우드에 따르면 개발 제품은 엔비디아의 제품 대비 전력 효율이 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양사는 상용 모바일용 저전력 D램(LPDDR)을 탑재해 전력효율 등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양자화·가지치기 등 AI 모델 경량화 기술을 통해 추론성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또한 개발 완료된 AI 반도체를 클라우드 서비스에 적용하는 한편 기업간거래(B2B) 제품으로 상용화할 계획이다.
정부는 향후 AI반도체 우수인력이 국내에 머무를 수 있도록 국내외 고급인재풀을 구축, 우수 인재 채용시 인건비를 지원하는 사업을 신설할 계획이다. 엣지 분야에 대한 지원도 확대할 방침이다.
또한 공공분야에서는 국산 칩을 적극 도입하도록 공공분야 AI 서비스 실증을 지원 중이며, 실증 사례와 성과를 바탕으로 도입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K-클라우드 예타사업의 경우 엣지에서도 사용가능한 기술개발을 포함, 인공지능 데이터 구축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은 내년 445억원의 예산(올해보다 8.5% 증가)을 투입해 고성능 저전력 NPU팜을 구축하고 AI반도체 응용실증지원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은 내년 1월 열리는 본 예비타당성(예타) 사업설명회를 준비하고 있다. 2025년~2031년 9405억 규모로 추진하는 사업으로 본 예타는 내년 상반기 중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는 “산업계에서는 경쟁력 확보를 위해 국산 NPU 조기 도입에 대한 필요성이 꾸준히 언급돼 왔다”며 “기업들이 각자의 전략으로 클라우드 경쟁력을 키우면서 정부 주도 하에 기술 연합을 꾸린 셈인데, 참여 기업들 입장에선 그 방법이 안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로서도 여러 기업에게 기회를 열어주면서 국내 클라우드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