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위기 현실화 공포...건설주 ‘살얼음판’
태영건설 워크아웃 소식에 건설주 내림세 한국신용평가, 태영건설 신용등급 강등
2024-12-28 이재형 기자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시공능력평가 업계 16위인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을 신청하면서 건설주가 약세다. 부동산PF발 건설사 유동성 문제가 태영건설을 시작으로 점차 확산할 것이라는 우려가 투심을 얼어 붙게 만들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28일 전 거래일 보다 90원(-3.74%) 내린 2315원에 마감했다. 태영건설우도 8.27% 내리며 장을 끝냈다. 태영건설은 이날 부동산 PF 대출을 상환할 수 없다며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워크아웃’이란 채권단 75% 이상 동의로 일시적 유동성을 겪는 기업에 만기 연장과 자금 지급을 해주는 제도다. 최근 워크아웃설이 돌며 지난 14일 주가는 종가 기준 전 거래일보다 11.62% 빠졌다. 27일에는 19.57% 급락했다. 최근 한달 새 주가는 36% 부러졌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날 태영건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하향검토)에서 CCC(하향검토)로 강등했다. 또 태영건설이 발행한 기업어음의 신용등급도 기존의 A2-(하향검토)에서 C(하향검토)로 낮췄다. 한신평은 “향후 워크아웃의 개시 여부와 진행 과정, 채권 손상 수준 등을 신용등급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태영건설의 관계사 SBS도 주가가 떨어졌다. 전 거래일 대비 1400원(-4.57%) 하락한 2만9250원에 장을 마쳤다. 다만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는 소폭 오르면서 장을 끝냈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소식이 건설사 주가 하락의 도화선이 된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현대건설(-0.14%), 신세계건설(-1.38%), 금호건설(-1.33%) 등이 하락 마감했다. 신세계건설의 경우 최근 한달 새 11%가량 주가가 하락했다. 이외에도 일성건설(-4.42%), 삼부토건(-3.01%), 동부건설(-2.35%), 화성산업(-2.29%), HJ중공업(-2.20%) 등이 이날 오전 10시 10분 기준 줄줄이 내림세를 보였다. 유가증권시장 건설업종지수는 지난 10월 말 저점(67.47)에서 반등하다 11월 말(76.21)부터 상승세가 꺾인 뒤 내림세를 지속하고 있다. 남영탁 흥국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의 여파로 시중에 유동성이 얼어붙으면서 자금 경색을 확대시켰다”며 “금융 당국은 시장 안정화를 위해 대규모 자금을 지원했지만 최근 건설사 파산 위기 등 부동산 경기는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장기적을 볼 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과거 2008~2010년까지 부진한 이후 2012~2015년 좋았듯이 현재 부진을 겪고 장기적 그림은 좋아질 수 있다”며 “내년 상반기 내 PF 부실 등이 숫자로 반영되는 시점을 바닥으로 보고, 향후 정책적 변화에 따라 상방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태영건설이 상환하지 못 한 대출은 28일 만기인 ‘성수동 오피스2 개발 사업’ 브릿지론이다. 앞서 27일 KB증권 등 PF대출 대주단은 432억원 규모의 대출의 만기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산업은행은 태영건설의 금융채권자 협의회를 소집했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사유와 정상화를 위한 태영그룹의 자구계획을 검토해 내년 1월 11일까지 워크아웃 개시를 위한 결의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 한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태영건설의 분양계약자와 협력업체 보호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당국이 집중해 온 리스크 관리 대응 효과로 태영건설발 위기가 시스템 전체로 전이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