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김건희 지키기' 나서나…쌍특검 거부권-재상정 전망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등 '야 4당'이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특검법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특별검사 도입법, 이른바 '쌍특검법'을 통과시켰다. 이에 대통령실은 법안이 이송되면 '즉각'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새해 첫 달부터 여야의 극심한 정쟁으로 국회가 들끓을 것으로 전망된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8일 국회를 통과한 '쌍특검법'에 대해 법안이 정부로 이송되는 대로 즉각 거부권을 행사할 예정이다.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쌍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한 지 불과 10분 만에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또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지금까지 특검은 여야 합의로 처리해왔다"면서 "선거 직전에 노골적으로 선거를 겨냥해 법안을 통과시킨 경우는 처음"이라고 대통령 거부권 행사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헌법 제53조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이 정부에 이송되면 대통령이 15일 이내 이를 공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만약 법률안에 이의가 있을 경우 대통령은 15일 이내 이의서를 국회로 환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늦어도 1월 둘째주 즈음에는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예고된 것이다.

거부권이 행사되면 쌍특검법은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 국회가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안 법안을 재의결하려면 재적 의원 과반이 출석하고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해야 하지만, 현재 국민의힘 의석은 112석으로 3분의 1을 넘는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양곡관리법, 5월 간호법, 6월 노란봉투법·방송 3법 등에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는데, 해당 법안들은 모두 재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폐기됐다.

이러한 거부권-재상정 정국이 반복되는 것에 여야는 책임을 서로에게 미루고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쌍특검법 통과에 대해 "밀실야합으로 만들어진 법"이라며 "총선 민심교란용, 이재명 사법리스크 물타기 악법"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정의당의 '생활동반자법' 등의 입법 요구를 수용하며 그 대가로 쌍특검법 통과를 밀어붙였다는 주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자신의 배우자를 수사하는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이해충돌'이라고 맞서고 있다. 임오경 원내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배우자를 보호하기 위해 국민적 의혹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를 거부하겠다는 말이냐"며 "살아있는 권력에 맞선 성역 없는 수사를 외쳐 대통령이 된 스스로에 대한 부정"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지금 살아있는 권력은 윤 대통령과 김 여사"라며 "성역 없는 수사를 거부한다면 국민의 심판이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