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K-SAF 개발, 탄소 중립 강화 속 집단지성 모아야

외국 대비 SAF 인식 수준 낮아…운항 복병 대비 개발 노력 필요

2025-01-01     박규빈 기자
산업부

매일일보 = 박규빈 기자  |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초반까지 영국에서는 기술 혁신과 새로운 제조 공정으로의 전환으로 사회·경제 등의 큰 변화를 가져온 산업혁명이 일어났다. 이후 전 세계로 확산된 산업혁명은 석탄과 석유, 천연가스 등 화석 연료를 대거 필요로 하며 눈부신 인류 문명의 발전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지구의 기후 변화가 찾아오자 세계 각국은 온실 가스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는 데에 공감대를 형성했고, 이에 따라 탄소중립 정책을 도입하며 관련 규제안을 속속 마련하고 있다. 항공업계는 지구상에서 탄소 배출량의 약 2.6%를 차지한다. 그러나 성층권에서는 직접적인 온실 가스 배출로 6%로 알려져 있다. 에어 트랜스포트 액션 그룹(ATAG)은 '웨이포인트 2050' 보고서를 통해 지속 가능한 항공유(SAF, Sustainable Aviation Fuel)는 2050년까지 항공 부문 탄소 감축량 중 65%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BEIS)는 승객 1명이 1km를 이동할 때마다 단거리 기준 비행기로는 255g 수준의 탄소 발자국을 남긴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장거리를 비행할 경우 상당량의 고 에너지 화합물인 항공유를 운반해야 한다. 따라서 항공 분야는 타 분야 대비 전기화·수소화로의 전환이 어려워 탄소중립을 기할 SAF 개발이 중요한 것이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도 항공 부문 온실 가스 감축을 달성하기 위한 핵심 조치로 SAF 사용을 제안했다. 이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유럽 연합(EU)은 역내 SAF 의무 혼합 비중을 2025년 2%로 시작해 2030년 27%까지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0.7%는 'e-항공유'로 대체한다는 하위 목표도 뒀다. 2050년에는 관련 규정을 더욱 강화해 SAF 사용 비중을 63%까지 끌어올리고, e-항공유는 최소 28%까지 높인다는 방침이다. 미국 정부도 2030년까지 SAF 생산량을 연간 최소 30억 갤런 이상 늘려 전체 항공 연료 수요 중 10%를 SAF를 대체하고, 2050년까지 연간 350억 갤런의 항공 연료 수요 100%를 SAF로 대체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국내에서는 바이오 연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팽배해 SAF 관련 정책 개발과 기술 분야 측면에서 선진국 대비 뒤처져 있는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SAF 기술은 미국 대비 83.5%, EU 대비 93%, 일본 대비 88% 수준으로 열위에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자금을 지원해 SAF 연구·개발(R&D)과 시범·보급 가속화를 추진해야 한다. 이 외에도 △SAF 공급 인프라 확대 보조금 지급 △대출 보증 △세제 혜택 △사업 투자 세금 공제 △성과 기반 세금 공제 △시설 감가상각 가속 등의 제도적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  관련 수요를 창출하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국내 원료 수급·기술 수준을 감안해 실정에 따른 SAF 공급 의무화 방안을 모색하고, 공급 원료·연료 인증 표준화·전주기 SAF 배출 계수 도출·SAF 구매에 대한 소유권 이전 등 부처 간 TFT 조직이 따라야 한다. 향후 SAF는 도입 수준에 따라서 항공기 운항을 제한할 복병이 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산·학·연·관이 중지를 모아 K-SAF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