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무역 적자, 99억7000만달러…전년비 79.13%↓

수출액도 7.4% 줄어

2024-01-01     김명현 기자
산업통상자원부는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지난해 한국은 99억7000만달러 규모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에 이은 2년 연속 적자다. 그러나 지난해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2022년 477억8000만달러 대비 축소됐다. 하반기 수출이 회복돼서다. 지난해 12월 수출은 주력인 반도체·자동차 수출 증가 덕에 전년 동월 대비 5.1% 늘어 3개월 연속 상승 곡선을 이어갔다. 무역수지는 7개월 연속 흑자로 올해 수출 전망을 밝게 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이 같은 내용의 '2023년 12월 및 연간 수출입 동향'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은 6326억9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7.4% 줄어 2020년 이후 3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글로벌 고금리 기조와 중국의 경기 회복 지연 탓에 주력 업종인 반도체 등의 수출이 줄어들어서다. 수출 효자 품목인 자동차는 호조세를 이어갔고, 일반 기계·선박 등의 수출은 지난해 2분기 이후 플러스 전환했다. 이에 따라 전체 수출은 작년 10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서 3개월 연속 플러스를 이어갔다. 지난해 수입은 6426억7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2.1% 줄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무역수지는 99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2년 연속 적자를 이어갔지만 2022년에 비해 그 규모를 크게 줄인 것이다. 지난해 수출을 품목별로 따져보면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글로벌 수요 감소·가격 하락 탓에 지난해 대비 23.7% 줄어든 986억3000만달러 수출에 그쳤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1분기에 저점을 찍고 4분기에 메모리 반도체 가격 회복과 수요 개선으로 11월에 증가세로 전환된 뒤 2개월 연속 증가했다. 15개 주요 품목 중에는 자동차·일반 기계·선박 등 3개 품목의 수출이 전년 대비 증가했다. 자동차 수출은 전기 자동차·스포츠 유틸리티 자동차(SUV)와 같은 고부가 차량의 수출 판매 호조로 709억달러를 기록함에 따라 역대 최고였던 지난해 541억달러보다 30% 이상 늘었다. 일반 기계는 4.6%, 선박은 20.9% 늘었다. 하지만 반도체를 비롯한 △컴퓨터(-53.3%) △바이오 헬스(-18.0%) △석유제품(-17.0%) △석유화학(-15.9%) △디스플레이(-12.1%) △섬유(-11.2%) △무선 통신(-10.2%) △철강(-8.4%) △2차 전지(-1.5%) △차부품(-1.5%) △가전(-1.0%) 등 나머지 12개 제품은 수출이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중국으로의 수출이 19.9% 감소하며 1248억4000만달러 규모로 축소됐다. 중국의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반도체 등 중간재를 주력으로 하는 수출이 감소한 영향이다. 중국으로의 수출은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 연속 매달 100억달러를 상회하면서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주요 9대 수출 시장 중에는 중국을 비롯해 아세안(-12.5%), 중남미(-7.4%), 일본(-5.1%), 인도(-4.8%) 등 5개 시장으로의 수출이 각각 감소했다. 반면 미국(5.4%↑)과 유럽연합(EU·0.3%↑), 중동(7.3%↑), 독립국가연합(CIS·13.2%↑) 등 4개 시장은 수출이 증가했다. 미국으로의 수출은 자동차, 기계, 2차 전지 수출 호조세에 1157억달러로 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005년 이후 18년 만에 아세안을 제치고 '2위 수출시장' 지위를 회복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수출에서 미국의 비중은 18.3%로, 중국(19.7%)에 1.4%p 차이로 바짝 다가섰다. 이는 2003년 이후 가장 작은 차이다. 폴란드(14.8%↑)와 아랍에미리트(UAE·11.9%↑), 사우디아라비아(9.4%↑) 등 정상 외교가 활발했던 국가로의 수출도 늘었다. 폴란드는 K-방산 수출 호조에 UAE는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등 수출 증가로, 사우디는 자동차와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 수주 등으로 각각 수출이 늘었다. 무역수지는 수출의 점진적 개선과 에너지 가격 안정화 등에 따른 수입 감소로 지난해 6월 흑자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만 놓고 보면 163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수출은 576억6천만달러로 전년 같은 달 대비 5.1% 증가하며 3개월 연속 플러스를 이어갔다. 주력인 반도체가 110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1.8% 증가하며 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고, 자동차(17.9%) 역시 18개월 연속 증가했다. 반도체와 자동차가 12월 수출 플러스를 견인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반도체와 자동차를 비롯해 선박(47.2%), 디스플레이(10.9%) 등 주요 품목 15개 중 8개의 수출이 증가했고, 컴퓨터(-34.5%), 차부품(-10.8%) 등의 수출은 부진했다. 주요 9대 시장 중에서는 미국(20.8%), 인도(7.0%), 일본(3.7%), 아세안(1.7%) 등으로의 수출은 증가했고, 중국(-2.9%)과 EU(-20.0%), CIS(-12.4%), 중남미(-7.8%), 중동(-0.9%) 등으로의 수출은 감소했다. 특히 대미(對美) 수출이 112억9000만달러로, 대중(對中) 수출 108억7000만달러를 추월하면서 미국은 2003년 6월 이후 20여년 만에 한국의 최대 수출국으로 다시 올라섰다. 지난해 12월 수입은 531억8000만달러로 10.8%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44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작년 6월부터 7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