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도 패션”…패션업계, 니치 향수로 타개책 찾나

고물가 속 스몰 럭셔리 열풍 따른 니치 향수 인기 오는 2025년 국내 향수 시장 규모 1조원대 예상

2025-01-02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패션업계가 니치 향수 사업을 강화하며 새로운 수익 모델로 키우고 있다. 고물가와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MZ세대를 중심으로 스몰 럭셔리(작은 사치)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니치 향수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니치향수를 비롯한 향수 시장은 핑크빛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일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향수 시장은 7930억원대로 전년 대비 30% 성장했다. 이 중 니치 향수 비중은 90%에 달했다. 2025년에는 1조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니치 향수는 틈새를 뜻하는 이탈리어 ‘니치아’에서 유래돼, 소수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한 프리미엄 향수다. 주요 패션 기업들이 지속되는 경기 불황을 더해 최근 이상기후로 예년만큼 패션 사업을 원활하게 전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 니치 향수를 통해 파고를 헤쳐나가려는 분위기가 지속 형성될 것으로 예측된다. LF는 니치 향수 전문숍 조보이를 앞세워 온·오프라인에 걸쳐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현재 △조보이 △제로보암 △카너 바르셀로나 △윈느 뉘 노마드 △바스티유 △쟈끄 파뜨 △퍼퓸 드 엠파이어 △벤티 콰트로 △르 오케스트르 퍼퓸 △소라도라 총 10개의 수입 니치 향수 브랜드를 확보했다. 압구정 소재 라움이스트와 현대백화점 판교점, 신라면세점 서울점에 오프라인 매장을 구축했다. 지난해 상반기 조보이 매출은 2022년 하반기 대비 50% 가량 올랐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딥티크, 산타마리아노벨라, 메모파리, 바이레도, 에르메스 등 12개 브랜드를 수입해 선보이고 있다. 온라인 향수 부문 매출액은 지난해 11월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6% 신장했다. 신세계 인터의 자체 디지털 플랫폼 에스아이빌리지는 오는 14일까지 ‘신년 특별 기획전’을 진행하는데, 인기 니치 향수 연합전도 포함됐다. 향후 견고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자 브랜드 추가 유치에 공을 들일 계획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뷰티 전문 편집숍 레이블씨는 니치 향수, 클린뷰티 등 트렌드를 고려해 미국 향수 브랜드 ‘메종루이마리’ 향수를 선보이고 있다. 해당 향수는 전국 레이블씨 매장과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패션·라이프스타일 전문몰 SSF샵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앞서 삼성물산은 2020년말 국내 최초로 톰브라운 향수 컬렉션을 내놓기도 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한섬도 아르헨티나 니치 향수 브랜드 ‘푸에기아 1833’의 국내 1호 매장을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열었다. 한섬 측은 “포트폴리오 다각화 일환으로 향수·화장품 등 ‘스몰 럭셔리’ 분야 브랜드를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한섬의 고품격 이미지를 접목한 프리미엄 뷰티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와 상반되게 소소한 사치를 즐기기 위한 일환으로 니치 향수 등 스몰 럭셔리 상품군들이 각광받고 있다”라며 “올해에도 마찬가지로 고물가 흐름이 이어지면서, 다각화 차원에서 기업들도 경쟁력 있는 니치 향수 브랜드 찾기에 힘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