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부산서 괴한에 흉기 피습···文 예방 등 일정 전면 취소

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 방문 중 피습 당분간 일정 어려울 듯···文 "빠른 쾌유 집중하길" 정치권 일제 규탄···尹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

2024-01-02     이태훈 기자
부산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부산 현장 일정 중 괴한에게 피습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목 부위를 공격당해 출혈이 발생한 이 대표는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고, 이날 예정돼 있던 문재인 전 대통령 예방 등 모든 일정은 취소됐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둘러본 후 기자들과 질의응답 과정에서 피습을 당했다. 지지자인 척 접근한 한 남성이 갑자기 흉기를 꺼내 이 대표를 공격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대표를 공격한 인물은 60대 남성으로, 지지자처럼 행동하던 중 이 대표에게 "사인해 달라"며 펜을 내밀다가 소지하고 있던 약 18cm 길이의 흉기로 이 대표를 왼쪽 목 부위를 찔렀다. 남성은 현장에서 경찰에 곧바로 체포됐다. 이 대표는 피를 흘리며 그 자리에 쓰러졌고, 일정을 함께하던 지도부와 당직자 등은 곧바로 119에 신고한 뒤 지혈 등 응급조치를 취했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에서 응급치료를 받은 이 대표는 다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경정맥 손상이 의심된다는 게 의료진 의견이라고 전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앞에서 브리핑을 갖고 "자칫 대량 출혈이나 추가 출혈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경정맥은 머리와 얼굴의 혈액을 모아 심장으로 보내는 역할을 하는데, 손상 시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이날 문 전 대통령 예방을 포함한 모든 일정을 취소했다. 부상 부위 치료를 위해서도 당분간 일정 소화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대표는 당초 가덕도 신공항 부지 방문 후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 내외와 오찬을 함께할 예정이었다. 민주당은 3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이 대표의 상태와 당 운영에 관한 사항을 논의한다. 민주당에 따르면 당 최고위원들은 이 대표가 예방하지 못하는 상황을 문 전 대통령에게 알렸고,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의 상태를 걱정했다고 한다. 문 전 대통령은 "지금은 대표를 모시고 가서 수습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 일에 최선을 기울여 달라"며 "저야말로 너무 걱정이 돼서 지금 바로 가려던 참이었는데, 서울로 간다고 하니 이 대표의 빠른 쾌유를 위해 집중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치권은 일제히 사태를 규탄하며 엄정 수사를 촉구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 대표 피습 소식을 접하고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다"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가 어떤 경우에라도 이러한 폭력 행위를 용납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수사당국에 신속한 수사와 진상 파악을 지시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아닐 수 없다"며 "이 대표의 쾌유를 바란다"고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이 사회에서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수사 당국은 엄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해서 전말을 밝히고, 책임 있는 사람에게 무거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탈당 의사를 피력하며 이 대표와 불편한 관계에 있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충격과 분노를 억누를 수 없다"며 "부디 이 대표의 부상이 크지 않기를, 이 대표가 어서 쾌유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검찰은 부산지방검찰청에 특별수사팀을 꾸려 수사를 진행, 엄정 조치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