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양반전? 마사회의 수상한 ‘수상’
5개 기관에 2년 간 2억1천만원 내고 상 15개 받아
2010-10-19 김경탁 기자
돈 많은 상민이 돈을 주고 ‘양반’을 샀다는 연암 박지원의 소설 『양반전』의 이야기처럼 일부 언론사와 사회단체들이 각종 상을 만들어서 기업이나 자산가들에게 돈을 받고 나눠준다는 이야기는 우리 사회에 공공연한 비밀인데, 그 적나라한 실태가 드러나 눈길을 끝다.한국마사회가 민주당 김우남 의원실에 제출한 ‘2007~2009.09 한국마사회 수상 및 지출내역’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마사회는 9개 기관으로부터 ‘경영혁신대상’, ‘고객감동대상’, ‘윤리경영대상’ 등 총 18개의 상을 수상했다.김우남 의원실에 따르면 마사회는 총 18개의 수상 내역 중 3개를 제외하고는 적게는 110만원에서 최대 3850만원까지 주최측에 심사비 광고비 등 각종 명목으로 총 2억1390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이에 대해 김우남 의원은 “거의 쇼퍼홀릭(쇼핑중독자) 수준으로, 아무리 상이 좋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까지 해서야 되겠느냐”며, “15개를 2억1390만원어치 주고 샀으니, 상 1개당 1430만 원씩 주고 산 거나 마찬가지”라고 개탄했다.더 충격적인 사실은 마사회가 2008년도에 정부의 공공기관평가에서 리더십 전략 재무평가에서 중간등급인 C등급을 받고도 ‘한국의 경영대상 생산성 대상’을 수상하는 등 정부의 경영실적평가와 상반된 상을 수여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외부기관 수상, 정부 평가에도 영향 미쳐
이와 관련 한 마사회 관계자는 김우남의원실 측에 ‘정부 경영실적평가가 낮은 부문에 대해 외부기관으로부터 수상을 할 경우 다음해에 해당분야 평가에서 점수가 전년에 비해 향상’된다고 설명했다고 한다.실제 마사회의 최근 5년간 공공기관경영평가 결과만 보더라도, 외부기관으로부터 상을 본격적으로 수상하기 시작하는 2007년도부터 경영실적 평가 순위가 상승했다. (2004년 8위/11개, 2005년 7위/11개, 2006년 7위/7개, 2007년 5위/10개, 2008년 3위/10개)이에 대해 김 의원은 “공공기관이 자구노력보다는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면서까지 여기저기 상을 사들이는 것이 만연되어 있는 것”이라며, “‘돈주고 산 명예’는 마사회의 부끄러운 자화상으로, 앞으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반드시 시정조치 해야한다”고 일침을 가했다.[파이낸셜투데이=매일일보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