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면세업계, 순위 대변동 ‘촉각’…올해 김포공항 입찰전 관건

올해 면세점 주요 격전지 ‘김포공항 면세점’ 입찰 “임대료 부담 없고 안정적 매출 기대되는 사업장”

2024-01-03     강소슬 기자
면세업계는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팬데믹과 엔데믹 영향으로 큰 변화기를 겪은 면세업계가 올해 김포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 입찰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공항 면세점 운영권이 면세업계 순위 판도를 뒤집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는 지난달 8일자로 김포공항 출국장 DF2 구역에 대해 면세점 운영자 선정 입찰공고를 냈다. 총 임대 기간은 7년으로 DF2 구역 전체 면적은 733.4㎡(222평)다. 한국공항공사는 오는 15일까지 제안서를 제출받고,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롯데·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면세점 등 면세점 4사는 모두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여객터미널 3층 면세점 운영자 입찰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어려워진 면세환경에서 안정적인 매출이 기대되는 사업장을 마다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김포공항은 중국·일본 노선 승객들의 주류·담배 수요가 특히 높아 매력적인 영업 구역으로 알려졌다. 해당 구역의 연간 매출은 419억원으로 추산된다. 면세점들이 김포공항 면세점 DF2 구역 입찰에 큰 관심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김포공항은 임대료 산정방식을 면세점의 부담이 덜한 편인 매출연동제를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포공항은 임대료 산정방식을 기본임대료(3억원)+매출 연동형으로 이뤄진다.  매출에 상관없이 고정 임대료를 내는 것이 아니라, 그해 매출이 줄면 전년보다 적게 임대료 내면 된다. 면세사업자 입장에서 고정적으로 정해진 임대료를 내기 위해 부담을 짊어지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부분은 현재 김포공항 DF1 구역 담당인 롯데면세점이 DF2 구역까지 차지하게 될지, 기존 DF2 구역 주인인 신라면세점이 해당 구역 운영권을 지켜낼지다. 특히 면세업계 1위 지각 변동이 예상된 터라 김포공항 입찰은 향후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 양사 모두에게 중요한 사항이다.  업계 양강인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 2조2246억원으로 신라면세점 매출 2조1619억원과 627억원의 격차를 내고 있다. 전년 동기 기준 양사 매출 차이가 5300억원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1년 새 격차는 무려 4700억원 가량 좁혀졌다. 3분기만 별도로 보면 신라면세점 매출은 8451억원으로 롯데면세점의 매출 7404억원보다 1047억원 앞질렀다. 현재 추세대로 라면 ‘만년 2등’이었던 신라면세점의 연간 매출이 올해 롯데면세점을 앞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두 기업의 매출 격차 축소는 인천공항 입점 여부가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4월 신라면세점은 인천공항 DF1(향수·화장품·주류·담배), DF3(패션·액세서리·부티크 판매) 구역에 입점했다. 롯데면세점은 사업장을 따내지 못하면서 철수했다. 신라면세점이 인천공항 면세 사업을 확대하기 시작한 7월부터 매출 순위 변동은 발생했다. 면세업계에선 롯데면세점이 김포공항 면세점 입찰에 공격적으로 이번 입찰에 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공항면세점에서 철수해 시내면세점만 운영하는 만큼 새로운 매출처를 확보하는 것이 시급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특히 주류와 담배는 화장품과 향수보다 평균적으로 마진율이 10%포인트(p)가량 높다. 시내면세점에선 주류와 담배 판매가 많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만큼 이번 입찰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이란 분석이다. 롯데면세점은 현재 김포국제공항 출국장 DF1 구역을 운영하고 있어 롯데면세점이 운영권을 따내면 DF1 구역과 DF2 구역 모두 운영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김포공항은 인천공항보다 규모가 작지만, 현재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의 덩치가 비슷해진 상황인 만큼 김포공항 면세점 입찰 경쟁에 사활을 걸 것”이라며 “김포공항 면세점은 안정적인 매출이 기대되는 사업장인만큼 현대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도 적극적으로 입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