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법정관리 가나
오는 11일 워크아웃 개시여부 결정… 채권단 분위기 싸늘 건설업계 "법정관리 시 연쇄 줄도산 우려… 추가자구안 마련해야"
매일일보 = 권영현 기자 | 태영건설이 채권단 설명회에서 내놓은 자구안에 대해 채권단이 부족하다는 반응을 내놓으면서 태영건설의 법정관리 가능성이 제기된다.
4일 태영건설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전날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채권단 설명회에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 태영건설 지원과 계열사 에코비트 매각 추진 및 매각 자금 태영건설 지원, 골프장 운영업체 블루원 지분 담보제공 및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62.5%) 담보 제공 등을 자구안으로 제시했다.
SBS 지분 매각과 오너 일가의 사재출연에 대한 언급은 없었던 만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에서는 자구안이 충분치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브리핑을 통해 “자구안을 제출하지 않고 그냥 열심히 하겠다는 것만으로는 상식적으로 채권단이 워크아웃에 동의할 것이라고 기대하기 매우 어렵다”며 “태영 측에 강력한 자구계획안을 제출할 것을 종용하겠다”고 말했다.
태영건설은 지난해 12월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해 오는 11일 금융채권자협의회에서 채권단의 75%의 동의를 거쳐야 워크아웃이 개시된다. 다만 현재 태영그룹이 내놓은 자구안으로는 채권단을 설득하기는 어렵다는 게 채권단의 분위기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태영건설이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1차 협의회까지 자구안 변화가 없을 경우 채권단이 워크아웃 개시에 찬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협의회에서 채권단의 75%를 설득하지 못해 워크아웃이 불발될 경우에는 법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접어들게 된다. 법정관리에 접어들 경우 태영건설은 법원이 지정한 제3자에 의해 회생작업이 시작된다. 태영건설의 모든 채권이 동결되고 추가 자금 지원이 없어 분양 계약자와 협력업체의 대규모 피해는 불가피하다. 태영건설의 협력업체는 약 500곳으로 알려졌다.
태영이 추가적인 자구안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태영그룹의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의 양윤석 전무는 채권단 설명회 직후 브리핑을 통해 윤 회장의 사재출연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양 전무는 “충분히 필요성을 인식하고 준비하고 있고, 진행하고 있다”며 “주채권 은행을 통해 상황을 보고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SBS 지분 매각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건설업계에서는 태영의 법정관리 가능성에 대해 경계를 드러냈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이미 건설업계는 재작년부터 자금 조달 여건이 안 좋은데 태영건설이 법정관리로 넘어가면 PF 대출 등에 있어 보수적 기조로 전환되기에 중견중소 건설사들의 유동성은 악화될 수 있다”며 “최악의 경우 연쇄 줄도산도 불가피하기에 사재출연 등 만족스러운 자구안을 내놨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말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도 "중소형 저축은행의 경우 중소건설사에 대한 대출 비중이 비교적 높아 태영건설이 법정관리로 넘어갈 경우 채권 회수가 어려워져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