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국회의장의 마지막 제안…"개헌,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최고 정치개혁"
4일 신년 기자간담회…"국민적 공감대 충분히 형성" "개헌안에 인구감소 대책 명시해야 저출산 풍토 변화" 尹 '쌍특검' 거부권 예고엔 "국민 눈높이 맞는 결정해야"
2024-01-04 문장원 기자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김진표 국회의장이 4일 "개헌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최고의 정치개혁"이라고 강조했다. '쌍특검법(대장동 50억 클럽·김건희 주가조작)'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 예고에 대해선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결정을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날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정치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위해서 개헌이 필요하다는 국민적 공감대는 이미 충분히 형성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이번 국회에서도 개헌의 기회를 놓치는 듯 보인다"며 "남은 기간 개헌절차법은 마련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회에 개헌을 위한 상설특위를 설치해 국회의원 임기와 무관하게 개헌 논의가 단절되지 않도록 하고, 국민참여회의를 구성해 공론제도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김 의장이 이날 "2024년 5월이면 국회의장의 임기가 종료됨과 동시에 저의 20년 정치 여정도 마무리 한다"고 밝히며 사실상 '정계은퇴'를 시사한 만큼, 김 의장의 마지막 개헌 제안으로 보인다. 김 의장은 현재 대한민국이 직면한 문제 가운데 저출산을 가장 심각한 문제로 꼽으며 "국가위기를 막아내기 위해 저출생 문제 해결을 헌법에 못 박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 의장은 "국가 미래 아젠다는 긴 시간, 국민의 확고한 지지 속에 일관되게 추진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독일은 이런 목적에서 1949년 이후 66회, 90년 통일이후 31회 개헌을 했다. 이처럼 국가 과제를 해결하고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내기 위해 그 과정과 절차를 규정한 개헌절차법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개헌안에 첫 번째 국가과제로 보육·교육·주택 등 인구감소 대책을 명시하고 국민투표를 통해 정하면 국민에게 믿음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국민의 공감을 갖춘 정책을 규범화하는 작업이다. 그래야만 아이를 낳지 않는 풍토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헌을 통한 정치개혁 과제로는 선거구 획정제도 개선,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 국회 예결산심사권 강화, 상임위 개편 등을 들었다. 김 의장은 선거구 획정제도는 획정 기한을 현행 선거일 전 1년에서 6개월로 현실화하고, 못 지키면 현행 제도로 치르도록 법에 규정하자고 제안했다. 또 인사청문회 제도는 직무역량과 도덕성 검증을 분리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김건희 특검법' 거부권 행사 예고에 대해서는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4월 총선을 앞둔 상황인 만큼 의장인 내가 어떠한 방향을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어려운 사안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국민은 늘 옳은 판단을 해왔다는 게 내 경험이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결정을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셈이다. 더불어민주당이 9일 본회의 강행 처리를 시사한 '이태원특별법'에는 "꼭 합의 처리가 돼야 한다"고 했다. 김 의장은 "여야 대표에게 간곡히 부탁해 이태원특별법은 이견이 많이 좁혀졌고 한두 가지 의견 차이만 있다"며 "어느 한쪽이 100% 만족은 못 하겠지만 70∼80%는 만족할 수 있는 합의안을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