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젖은 윤세영 자구책에…이복현 “자기 뼈 아닌 남의 뼈 깎는 방안” 작심 비판
4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오너 일가 자구책’ 질타 주말까지 新대책 마련 압박…“모든 경우의 수 준비”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윤세영 태영건설 창업회장이 눈물로 호소하며 내놓은 자구책에 대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자기 뼈가 아닌 남의 뼈를 깎는 방안”이라고 작심 비판했다.
이 원장은 4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태영건설이 협력 업체나 수분양자, 채권단 손실을 위해 지원하기로 한 제일 최소한의 약속부터 지키지 않아 당국 입장에서 우려와 경각심을 갖고 있다”며 “3일 발표한 태영건설 자구책은 ‘오너 일가 자구 계획’으로 채권단 입장에서는 ‘남의 뼈를 깎는 노력’”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이어 “태영건설은 시공·시행을 한꺼번에 맡아서 하면서 1조원 넘는 이익을 얻었다”라며 “이중 상당 부분이 총수 일가 재산증식에 기여했는데 부동산 다운턴에서는 대주주가 아닌 협력업체·수분양자·채권단이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주말까지 새로운 자구책을 내놔야 한다고도 압박했다. 이 원장은 “오는 11일 제1차 채권단협의회 당일에 태영건설이 채권단을 설득해 볼 만한 새로운 자구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채권단 동의를 이끌 수 없다”며 “주말을 넘길 경우 설득할 시간이 남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이어 “오는 11일 지나도 태영건설 이슈는 지속될 것이라고 기대한다면 그건 아닐 것”이라며 “모든 경우의 수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태영건설은 3일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채권단 설명회에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 태영건설 지원과 계열사 에코비트 매각 추진 및 매각 자금 태영건설 지원, 골프장 운영업체 블루원 지분 담보제공 및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62.5%) 담보 제공 등을 4가지 자구안으로 제시했다.
창업주인 윤세영 회장은 “태영을 포기하는 것은 저만의 실패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윤 회장의 눈물에도 불구하고 자구안에 대한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반응은 싸늘하다. SBS 지분 매각과 오너 일가의 사재출연에 대한 언급은 없었던 만큼 자구안이 충분치 않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태영건설 자구안 발표 이후 브리핑을 통해 “자구안을 제출하지 않고 그냥 열심히 하겠다는 것만으로는 상식적으로 채권단이 워크아웃에 동의할 것이라고 기대하기 매우 어렵다”며 “태영 측에 강력한 자구계획안을 제출할 것을 종용하겠다”며 사실상 새로운 자구책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