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해외수주 400억불 목표 제1조건, “중동 시장을 잡아라”

정부, 중동붐 확산 위한 수주사업 단계별 지원 강화 올해 네옴시티 등 굵직한 프로젝트 발주 예상돼 기대↑

2024-01-07     나광국 기자
지난해

매일일보 = 나광국 기자  |  정부가 올해 해외건설 수주 목표치를 400억달러로 잡은 가운데, 목표 실현 열쇠는 중동 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예상되는 전세계 발주량 증가세는 중동이 주도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사우디에서는 네옴시티와 2030년 엑스포 등으로 초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예상되고 있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4일 해외수주 지원 및 경제 외교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2024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오는 2027년 건설 4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해외건설 400억 달러 수주 달성 지원을 위한 국가·프로젝트별 맞춤형 수주 전략을 수립·추진한다.

단계별로 △중동 내 플랜트 수주지원센터 확대 등 밀착 지원 인프라 확충 △사코트라(KOTRA) 현지대행 서비스 지원 △시공능력 평가 시 해외건설 고용 가점 및 해외건설 근로자 비과세 한도 확대 등이다. 원전 유망 수주국에 대한 전략적 협력 채널도 강화하고, 설비·운영·정비 등 원전산업 전주기 수출을 위한 새로운 프로젝트 발굴도 추진한다.

정부는 이 혜택을 특히 중동에 집중할 예정이다. 올해 사우디나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발생 프로젝트 1건당 평균금액은 2억963만 달러다.

국토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3년 12월 15일까지 해외건설 수주액은 292억5000만달러(약 38조1400억원)로 잠정 집계됐다. 작년 같은 기간 수주액 272억9000만 달러 보다 7.2% 늘어난 것이다. 해외건설 수주액은 2019년 223억달러, 2020년 351억달러, 2021년 306억달러, 2022년 310억달러를 기록했다.

해외건설협회의 월별 수출 통계를 보면 지난해 1~11월 해외건설 수주가 가장 많았던 곳은 북미·태평양 지역으로 94억5000만 달러를 수주했고 그 뒤는 중동(30.2%), 아시아(20.4%), 유럽(6.4%), 중남미(5.0%), 아프리카(3.9%) 순이다. 국가별로는 미국 수주액이 92억50만달러(33.4%)로 가장 컸고 사우디(64억8000만달러·23.4%), 대만(14억9000만달러·5.4%) 순이었다.

전체 수주액만으로 따지면 미국보다 낮지만 건당 프로젝트 규모는 중동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도 중동 내 공사가 활발한 상황이다. 삼성물산은 올해 상반기 준공될 사우디 리야드 메트로의 노선 6개 중 3공구의 4·5·6호선 공사를 맡고 있다. 3공구 공사비만 10조원에 이르는 프로젝트다. 삼성물산은 현대건설과 함께 네옴시티 ‘더 라인’의 지하에 28km의 터널을 뚫는 공사도 맡고 있다. 이 공사의 공사비는 10억 달러다. 여기에 주바일 항구 인근 발전소 추가 수주도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도 사우디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단지 건설 프로제트 ‘사우디 아미랄’에서 1과 4를 수주해 지난해 6월부터 착공했다. 또 주바일 항구 지역 수조원에 달하는 프로잭트도 진행 중이다.

대우건설도 리비아 재건사업,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프로젝트 등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네옴시티 수주를 위해 2022년 사우디 현지 종합건설사 알파나르와 포괄적 업무협약을 맺고 정식 입찰을 검토 중이다.

대형건설사 한 관계자는 “올해도 국내 주택시장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면서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신산업과 함께 해외사업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몇 년 동안 해외사업이 전체 매출에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올해는 더욱 그 중요도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 또한 국내 주택경기 전망이 밝지 않은 만큼 올해에도 건설사들이 해외수주 비중을 적극적으로 늘릴 것으로 보고 있다.

백광제 교보증권 수석연구원은 “올해도 고금리, 원자재 가격 등 비용 인플레와 비우호적인 시장 환경이 지속돼 전반적인 이익 악화가 예상된다”며 “최근 고유가 지속으로 사우디, 이라크 등 주력시장 발주 증가에 힘입어 해외건설은 신규수주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