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백화점 업계, 새해도 출점 없는 '고급화' 승부

백화점 3사, VIP‧MZ 공략 위해 매장 리뉴얼 속도 VIP매출 많게는 50%…고물가에도 매출 하방 지지

2024-01-07     강소슬 기자
백화점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롯데‧신세계‧현대 등 백화점 3사는 올해도 새해 출점 없이, 고급화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고물가 여파로 소비 심리가 위축됨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백화점 업계는 매출 상승세를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국내 최초로 단일 유통시설 연매출 3조원을 기록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본점 매출과 잠실점의 매출이 나란히 2조원를 돌파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더현대서울은 국내 백화점 중 최단기간인 오픈 2년 9개월만에 연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이 같은 성과에는 VIP를 공략해 프리미엄 점포로 탈바꿈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업계는 VIP 정보와 매출을 따로 공개하지 않지만, 소수의 VIP 고객 매출 비중이 많게는 5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화점업계는 일찍이 대중 타깃이 아닌 VIP 고객층을 공략해 VIP 라운지, 멤버십 혜택 등을 강화해왔다. VIP 고객은 충성고객으로서 고정적으로 방문해 구매하기 때문에 소비 심리 위축 시기에도 매출의 하방을 지지하기 때문이다. 일반 고객은 고물가 시대에 소비를 줄이지만, VIP 고객들은 자신들의 등급을 유지하기 위해 연간 구매조건을 지키기 위해 꾸준히 많이 구매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프리미엄 상품 강화로 지난해 VIP 매출이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고 밝혔다. 올해도 백화점 3사는 고급화를 위한 리뉴얼에 나서고, 매출 기여도가 높은 VIP 관리에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주력 점포인 강남점은 기존 면세점으로 운영하던 공간을 백화점으로 확장한다. 면적으로 따지면 기존 8만6942㎡(2만6300평)에서 9만9594㎡(3만127평)까지 넓힐 계획이다. 이는 서울 백화점 중 최대 면적인 더현대서울의 8만9256㎡(2만7000평)보다 넓다.  올해 15년 만에 식품관도 리뉴얼해 국내 최대인 1만9800㎡(5990평) 규모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미 명품과 인기 패션 브랜드 라인업을 고루 갖춘 강남점에 식음(F&B) 콘텐츠 역량을 강화해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올해 롯데백화점은 점포 리뉴얼 등 오프라인에 6815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75.2% 늘어난 금액이다. 우선 롯데백화점은 주요 점포인 잠실점에 차별화된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키는 리뉴얼 작업에 나선다. 롯데 잠실점은 앞서 2021년에 롯데월드몰을 편입해 운영 면적을 16만5289㎡(5만평)로 늘렸다. 지난해에만 잠실점에 새로운 브랜드 100개 이상을 입점시킨 바 있다. 대구점과 상인점, 울산점, 포항점, 대전점, 광주점 등 지방 10개 점포도 재단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 롯데백화점은 정준호 대표 직속 중소형점 TF를 신설하기도 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부천 중동점을 중심으로 식품관 개편에 속도를 낸다. 중동점은 지난해 12월부터 지하 1층 식품관을 중심으로 리뉴얼에 돌입해 오는 4월 순차 오픈 후 10월에는 그랜드 오픈을 진행할 계획이다. 일부 층도 리뉴얼을 통해 해외패션 MD 라인업을 강화한다. 업계 관계자는 “젊은 VIP 고객들이 백화점의 미래를 좌우할 주요 고객으로 떠오르면서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고객 등급을 세분화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백화점 3사는 올해 공통으로 VIP와 2030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해 공간 가치를 극대화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