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어려울수록 고급화”…유통업계 역발상 전략

‘고가’보다 ‘고급’에 초점 맞춘 프리미엄 시장 확산 “경기불황 속 고급화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꾼다”

2024-01-07     강소슬 기자
유통업계가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유통업계가 경기불황 장기화 속 고급화를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등 역발상 전략을 택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소비에 가치를 투영하는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고가’보다 ‘고급’에 초점을 맞춘 프리미엄 시장이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불경기와 고물가 속에서도 롯데‧신세계·현대·갤러리아·AK 등 국내 5대 백화점 70개 점포 매출은 39조6185억원으로 40조원을 육박했다. 전년 38조9515억원 대비 1.7%가량 증가한 셈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국내 백화점 점포로는 처음으로 연매출 3조원이 넘어서 국내 최초로 단일 백화점 점포 매출 3조원 시대를 열었다. 2조원이 넘는 점포도 3곳이 나왔다. 전 세계적으로 매출 3조원을 넘는 백화점은 영국 해롯백화점 런던점(3조6400억원)과 일본 이세탄백화점 신주쿠점(3조1600억원) 두 곳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매출 1조원이 넘는 점포는 총 12개로 전년보다 1개 점이 늘었다. 이 같은 성과에는 VIP를 공략해 프리미엄 점포로 탈바꿈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업계는 VIP 정보와 매출을 따로 공개하지 않지만, 소수의 VIP 고객 매출 비중이 많게는 5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도 백화점 3사는 고급화를 위한 리뉴얼에 나서고, 매출 기여도가 높은 VIP 관리에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외식업계도 불황 속 굳건한 프리미엄 수요를 잡기 위해 고급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경기가 악화될수록 사치재 소비는 비탄력적으로 움직이거나 보복소비심리 등에 따라 더욱 확대되는 경향이 있단 판단에서다.

빕스를 운영하는 CJ푸드빌과 에슐리퀸즈를 운영하는 이랜드도 고급화 전략을 통한 운영 체계 재정비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에서 ‘가성비’ 콘셉트를 내세웠던 브랜드들도 한국 진출 시 프리미엄 딱지를 붙이며, 국내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신선식품과 생필품 위주로 성장해오던 이커머스 기업들도 올해는 명품·뷰티·패션 등 상대적으로 단가가 높은 상품들을 강화하며 본격적으로 명품 전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불황 속 고급화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있다”며 “올해는 고급화를 통한 역발상 전략으로 새로운 시장 수요를 만들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