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정기예금’ 실종…저축銀도 3%대로 뚝뚝

저축은행, 예금금리 5개월 만에 4% 무너져 “긴축경영에 수신금리 내려 조달비용 축소”

2025-01-07     이광표 기자
역마진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연 4%대를 유지하던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금리가 최근 3%대로 내려갔다. 지난해 말 고금리 상품 만기가 도래하자 예금 금리를 더 높여 재예치 경쟁에 나섰던 저축은행들이 몸 사리기에 들어간 것이다. 

고금리로 대출 부실이 늘어나고 역마진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도 이같은 움직임을 부추겼다.  6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6개월 3.41%, 12개월 3.96%, 24개월 3.34%, 36개월 3.28%로 가입기간별로 모두 3%대로 떨어졌다. 지난달 초만해도 12개월 정기예금의 경우 4%대 평균금리를 유지했지만 이마저도 사라진 것이다.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평균금리가 3%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7월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저축은행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해 연초까지만 해도 5.37%(1월1일 기준)를 기록하며 5%대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이후 꾸준히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1월 말 4.71% △2월 말 3.79% △3월 말 3.77%로 내려갔다. 이후 4월엔 다시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7월 중순에는 4%대로 올라섰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다시 하락세로 전환했다. 시중은행과의 금리 차도 0.2%포인트대까지 좁혀졌다. 통상 저축은행은 수신유치를 위해 정기예금 금리를 시중은행보다 약 1%포인트 정도 높게 설정한다. 은행채로도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은행과 달리, 저축은행은 오직 '예금'으로만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주요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연 3.70~3.75%(12개월·우대금리 기준)로 집계됐다. 시중은행 금리 상단과 0.21%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것이다.  저축은행들이 비용 관리를 위해 수신금리를 적정 수준에서 유지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꿨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대출 영업이 위축되면서 자금 확보 필요성이 낮아진 데다, 상반기 이후 수신 자금을 충분히 쌓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기준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대출잔액은 107조381억원으로 전년 동기(116조4197억원) 대비 9조3816억원 감소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이미 유동성이 충분한 지금 시점에서 저축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올릴 이유는 없다"며 "시중은행들도 예금금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에 저축은행들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