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스트리밍 시장 고지전…네이버·아프리카 누가 웃을까

트위치 철수 예고에 시장 지각변동 본격화…스트리머·이용자 유치 '접전' 아프리카TV, 사명 '숲'으로 변경…BJ·별풍선 용어 변경 등 대변화 예고 네이버, '치지직' 초기 흥행에 서비스 완성도 제고 온힘…방송 품질 향상도 증권가, 양분 가능성 제기…인기 스트리머·여성 스트리머 이적 여부에 달려

2025-01-07     이태민 기자

매일일보 = 이태민 기자  |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가 다음달 한국 철수를 예고하면서 토종 스트리밍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네이버와 아프리카TV가 시장 선점을 위한 접전을 벌이는 가운데 크리에이터 수익모델과 서비스 품질이 양사의 시장 점유율을 판가름할 전망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프리카TV와 네이버는 스트리밍 시장 전면전을 앞두고 쇄신을 꾀하고 있다. 트위치가 지난해 12월 한국 철수를 선언함에 따라 인기 스트리머와 시청자를 유입, 수익화를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게임 스트리밍 시장 규모는 올해 116억9000만달러(약 15조2379억원)에서 2028년 182억2000만달러(23조7498억원)로 증가할 전망이다. 양사는 각각 트위치와 파트너십을 맺고 크리에이터 영입에 주력하고 있다. 아프리카TV의 '트위치 웰컴', 네이버의 '구독 승계'가 그것이다. 기존 트위치를 이용하던 스트리머와 유저가 별도의 회원가입 등 큰 불편 없이 이모티콘·구독 스트리머 리스트 등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방송 품질 향상 및 이미지 개선에도 힘을 쏟고 있다. 아프리카TV는 올 상반기 중 서비스명을 숲(SOOP)으로 리브랜딩하고 BJ(1인 미디어 진행자)·별풍선(BJ 후원금) 등 명칭과 체계에 변화를 줄 계획이다. 사명 또한 아프리카TV에서 '숲코리아'로 바꿀 예정이다. 이는 그동안 선정성·사행성 등 논란 등으로 인해 쌓여온 부정적 이미지를 덜어내고 새롭게 도약하겠다는 각오로 풀이된다. 정찬용 아프리카TV 대표는 지난달 '2023 BJ대상'에서 "라이브 스트리밍이라는 새로운 플랫폼 서비스가 TV라는 인식에 갇혀있는 것이 아니라 더 펼쳐 나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브랜딩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우리만의 경쟁력을 준비해 전세계적으로 뻗어나가도록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최근 출시한 신규 플랫폼 '치지직(CHZZK)'을 앞세워 스트리밍 시장을 정조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후원 가능 대상 확대 △인프라 효율성 개선 △채팅창 기능 개선 △탐색 기능 개선 등 다양한 기능들을 업데이트 중이다. 치지직은 베타 서비스 시작 하루 만인 지난달 20일 구글·앱스토어 인기 순위 1위에 오르며 순항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네이버 치지직 앱 평균 일일활성이용자수(DAU)는 베타서비스 첫날인 지난달 19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평균 37만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네이버 검색 및 게임판, 네이버페이, 카페 등 기존 서비스와의 연계 효과로 호평을 받았다. 네이버 관계자는 "다양한 라이브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네트워크 트래픽, 안정성 등을 지속 점검해 서비스 완성도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치지직은 다음달부터 60fps(초당 프레임) 지원을, 아프리카TV는 오는 14일부터 1440p(픽셀·화소수) 풀HD 해상도를 지원하는 등 방송 품질 향상도 검토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네이버의 '치지직'으로 많은 게임 스트리머들이 이적할 것으로 내다본다. 다만 국내 트위치 시청자 1위 스트리머인 '우왁굳'이 최근 아프리카TV에 복귀했고, 여성 스트리머들의 아프리카TV 이적 가능성이 대거 점쳐짐에 따라 두 플랫폼이 국내 스트리밍 시장을 양분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트위치의 트래픽 대부분은 치지직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실적 기여도가 높은 이른 바 ‘여캠’ 스트리머가 아프리카TV로 이적한다면 유의미한 실적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