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남북은 적대적 두 국가" 연설문 노동당 전 조직 배포

7일 노동신문···"김정은 연설 깊이 학습해야" 연이틀 서해상 무력도발···'의지 실행' 평가

2025-01-07     이태훈 기자
김정은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북한이 지난해 연말 전원회의에서 결정한 '대남 강경 노선'의 대대적 홍보에 나섰다. 노동당 중앙위원회는 "남북관계가 더 이상 동족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로 고착됐다"고 했는데, 최근 연이틀 서해상 무력 도발을 감행한 것도 이러한 북한의 의지를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난해 말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 연설 문헌을 깊이 학습하자는 내용의 보도를 실었다. 신문은 "연설 문헌을 깊이 학습하는 것은 전체 인민이 지닌 충성과 애국의 힘과 열정을 총분출시키고 계속혁신, 계속전진의 기세를 더욱 배가해 나가기 위한 필수적 요구이자 우리식 사회주의 건설의 전면적 발전 국면을 공고히 하고 상승시켜 나가기 위한 선결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모두 다 제9차 전원회의 사상으로 철저히 무장하고 그 관철을 위한 투쟁에 총궐기, 총매진함으로써 올해를 당과 국가사업 전반에서, 우리의 사회주의 건설에서 조국 청사에 크게 아로새길 위대한 변혁의 해로 빛내고 우리 공화국의 필승불패의 위상과 위력을 만방에 더욱 떨쳐나가자"고 독려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제9차 전원회의 보고와 결론 문헌을 전당의 각급 조직에 배포했다고 밝혔다. 앞서 노동당 중앙위원회는 제9차 전원회의에서 극단적 대남 정책을 결론 내렸다. 주요 내용으로는 △북남관계는 더 이상 동족관계, 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되었고 △남한을 통일의 상대로 여기는 것은 더 이상 범하지 말아야 할 착오이며 △조선반도에서 언제든지 전쟁이 터질 수 있다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남반부 전 영토를 평정하려는 군사행동에 보조를 맞춰 나갈 것 등이다. 김 위원장도 전원회의 결과 보고 연설에서 "핵 무력을 포함한 모든 수단과 역량을 동원해 남조선 영토를 평정하겠다"며 "놈들이 반공화국 군사적 대결을 선택하고 불집을 일으킨다면 순간의 주저도 없이 초강력적인 모든 수단과 잠재력을 총동원하여 섬멸적 타격을 가하고 철저히 괴멸시켜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연이틀 서해 접경지 일대에서 무력도발을 벌인 것은 이러한 의지를 실행에 옮긴 것으로 평가된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군은 지난 6일 오후 4시쯤부터 5시쯤까지 연평도 북서방에서 60여발 이상의 사격을 실시했다. 북한군은 그 전날에도 오전 9시쯤부터 11시쯤까지 백령도 북쪽 장산곶 일대와 연평도 북쪽 등산곶 일대에 200발 이상의 사격을 단행했다. 특히 5일 북한군이 쏜 포탄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북쪽 7㎞까지 근접했던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북한이 대남 강경 노선을 공식화함에 따라 향후 대남 도발이 더욱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