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스타인 성착취 연루' 英 앤드루 왕자, 저택 퇴거 압박 위기

영국 시민단체 및 야당 , 경찰 고발 및 조사 촉구 나서

2025-01-07     이설아 기자
앤드루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미성년자 성착취 혐의로 체포 후 구치소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재판 관련 문건을 미국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이 공개한 가운데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한 많은 유명인사들이 엡스타인과 친분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작고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막내아들인 앤드루 왕자에 대한 영국 내 비판 역시 고조되고 있다.

6일(현지시간) BBC와 더 타임스 등에 따르면 전날 맨해튼 연방법원은 엡스타인의 플로리다 팜비치 주택 관리인 후안 알레시가 2009년 녹화한 증언에서 앤드루 왕자가 손님방에 묵으며 매일 마사지를 받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법원은 현재 엡스타인의 피해자 버지니아 주프레가 길레인 맥스웰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문건 중 미공개분을 차례로 공개하고 있다. 알레시는 누가 앤드루 왕자에게 마사지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앤드루 왕자의 전처 새러 퍼거슨도 그 집에 잠시 들른 적이 있으며 둘 다 엡스타인과 그 여자친구인 맥스웰의 친구라고 말했다. 이어 공개된 문건에는 현재 엡스타인의 성착취를 도운 혐의로 장기복역 중인 맥스웰이 앤드루 왕자와 엡스타인이 서로 어떻게 알게 됐는지 모른다고 말한 내용도 담겼다. 이는 앤드루 왕자가 엡스타인을 맥스웰을 통해서 알게 됐다는 주장과 상충되는 내용이다. 아울러 주프레로 추정되는 인물이 17세에 맥스웰의 런던 주택 등에서 세 차례 앤드루 왕자와 성관계를 갖도록 강요받았다는 증언도 포함돼 있다. 해당 혐의는 기존에 이미 알려진 내용과 동일하며, 영국 왕실과 앤드루 왕자는 지난 2019년 이를 전면 부인한 바 있다. 앤드루 왕자는 2022년 주프레가 낸 민사소송에 대해 거액의 합의금을 지급하기도 했지만, 혐의는 끝까지 부인했다. 이러한 혐의 제기에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대표는 경찰 수사를 촉구했으며, 전날 군주제 폐지 운동 단체 '리퍼블릭'은 앤드루 왕자를 경찰에 고발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영국 왕실과 리시 수낵 총리 등은 경찰의 수사가 독립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언급을 최대한 피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영국 언론 등은 찰스 3세가 동생 앤드루 왕자를 쫓아내려고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찰스 3세는 윈저성 부지의 방 30개짜리 저택에서 보안 비용을 부담하지 않을 시 작은 집으로 내보낼 계획이다. 현재 앤드루 왕자는 각종 공식 임무에서 빠진 상태로 비용을 감당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세간의 평가다. 앤드루 왕자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시절인 지난 2019년 '엡스타인 스캔들'로 왕실 공식 임무에서 제외됐다. 지난 2022년 군 직함, 왕실 후원자 자격을 박탈하고 '전하' 호칭 사용도 금지됐다. 지난해 찰스 3세 국왕의 대관식과 성탄절 예배 등의 왕실 행사에 모습을 비치며 왕실 임무 복귀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이번 문건 공개로 복귀는커녕 '요크 공작' 작위까지 박탈해야 한다는 압박 여론이 강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