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 압박에 5대 은행 기부금도 대폭 늘렸다

5대 은행 작년 4110억원 기부, 전년比 65.7%↑ 윤 대통령 ‘돈 잔치’ 비난에 기부금·지원처 확대

2025-01-07     서효문 기자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고금리에 따른 실적 상승 여파로 상생금융 압박이 거세지면서 국내 5대 은행의 기부금 규모가 대폭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2월 발표된 10조원 규모 ‘사회공헌 프로젝트’, 지난해 12월 발표된 2조원 규모 ‘소상공인 이자 환급’과는 별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이 지난해 지출한 기부금 총액은 4110억원이다. 전년(2480억원)보다 65.7% 급증했다. 지난해 은행들의 수익 규모가 상승, 기부금을 포함한 사회공헌 활동 전반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은행별로 보면, 하나은행이 지난해 1089억원을 기부해 전년(423억원) 대비 154.7% 급증했다. 이어 신한은행이 72.8%(408억원 → 705억원), KB국민은행(627억원 → 918억원) 46.4%, NH농협은행(598억원 → 856억원) 43.1%, 우리은행(423억원 →543억원) 28.1% 순으로 기부금 증가세를 보였다. 5대 은행들의 지난해 기부금 총액을 분기별로 보면 1분기 953억원, 2분기 1000억원, 3분기 847억원, 4분기 1309억원 등이었다. 통상적으로 연말 기부금이 크게 늘어나는 데 비해 지난해는 상반기부터 예년보다 큰 규모의 기부가 이뤄진 것.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연초부터 은행권을 겨냥해 ‘돈 잔치’ 등 비판한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은 지난해 1분기에 연중 가장 많은 358억원과 352억원을 각각 기부했다. 신한은행은 1분기 25억원에 불과했던 기부금을 2분기 220억원으로 9배 가까이 늘렸고, 국민은행도 1분기 206억원을 2분기 281억원으로 증액했다. 우리은행은 1분기 12억원, 2분기 87억원, 3분기 130억원으로 점차 증액하다 4분기 314억원으로 종전보다 대폭 늘렸다. 기부금 증가와 함께 기부처도 늘어났다. 5대 은행은 연례적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성금 기부 외에도 다양한 기부처에 돈을 보냈다. 지원 대상은 청소년과 어린이, 소상공인, 다문화가족 등이 총망라됐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기부금으로 아이들과미래재단 등과 협력, 청소년 지원 사업인 'KB Dream Wave 2030'을 이어왔다. 전통시장에서 온누리상품권으로 식료품을 구매해 인근 사회복지시설에 전달하는 지역사회 상생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10년 넘게 매년 해오던 사업이다. 신한은행은 안전한 보육 환경 조성을 위해 어린이집안전공제회에, 전세 사기 피해자를 위한 무료 법률 구조 사업을 위해 대한법률구조공단에 각각 기부했다. 하나은행은 하나금융공익재단의 어린이집 건립 사업, 하나금융축구단의 지역 사회 기반 축구단 운영 지원 등에 기부금을 지출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기부금으로 우리금융미래재단과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의 사회공헌 사업을 뒷받침했다. 구세군자선냄비본부 등에도 기부했다. 농협은행은 한국장학재단에 기부해 취약계층의 조기 상환을 지원했다. 구세군과 적십자사를 통해 재난·재해 피해 복구 지원 등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