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탈당 예고…"文 전 대통령에 이번주 인사 드리고 용서 구할 것"
광주 5·18민주묘지 참배…"거취 분명히 하는 게 옳다는 생각" '이준석 신당' 연대 가능성엔…"뜻 같이하면 누구든 협력"
2024-01-07 문장원 기자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이번주 후반에는 제가 인사를 드리고 용서를 구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며 탈당 예고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전날 '야권 통합'을 강조하며 우회적으로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을 반대했지만, 사실상 이를 거부하고 독자인 신당 창당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 참배한 후 기자들을 만나 "거취에 대해서는 분명히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단지 저희 동지들과 약간 상의할 문제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애초 이 전 대표는 이달 첫째주 탈당과 창당을 공식화할 예정이었지만, 이재명 대표가 부산 방문 도중 습격을 당하면서 일정을 연기했다. 하지만 창당 준비에 필요한 물리적인 시간이 촉박한 만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정당법은 굉장히 복잡한 (창당) 절차를 요구하고 있다"며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압축적으로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전날 '김대중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문 전 대통령이 "김대중 전 대통령이 후배들에게 남긴 마지막 유언은 야권 통합"이라며 이 전 대표의 탈당과 신당 창당에 대해 간접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지만, 이 전 대표는 오히려 "정치가 다시 희망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는 문 전 대통령의 발언을 신당 창당의 명분으로 내세웠다. 이 전 대표는 "그 말씀은 지금의 정치가 희망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받아들인다"며 "무능하고 부패한 양당 독점의 정치 구도가 대한민국을 질식케 하고 있고, 양당 독점의 정치 구도에 절망한 많은 국민들이 마음 둘 곳이 없다. 그런 국민에 희망의 선택지를 드려 그 정치 과정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대한민국을 위해 급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것은 야권의 재건과 확대의 작업"이라며 "정치를 외면하시는 분들께 저희와 함께 하자는 것은 그분들이 민주 야권 힘을 보태신다는 뜻이 되기 때문에 야권은 다시 커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의 '개혁신당(가칭)'을 비롯한 제3지대 세력과의 연대에 대해선 "누구라고 할 것이 없이 나라를 망가뜨리고 있는 양당 독점의 정치 구도를 깨고 국민에 새로운 희망의 선택지를 드리는 일에 뜻을 같이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협력해야 한다"며 그 가능성을 열어놨다. 민주당 내 호남 현역의 신당 합류 여부에 대해선 "정치인의 거취는 남이 말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며 "현역 정치인들은 생각할 것이 많고 정리할 것이 많은 분들이다. 남이 말하는 건 큰 결례이며 참여해 주시길 바라고 있다"고만 답했다. 민주당은 이 전 대표의 탈당 예고에 "김대중 정신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제 문 전 대통령은 야권 통합을 통한 선거 승리가 김대중 뜻이라고 했다"며 "지금 시점에서 야권 분열은 김대중 정신과 민주당 정신을 벗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르면 오는 9일 기자회견을 한 뒤 탈당계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