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軍, 거듭되는 민간인 살해···3살 아동 이어 언론인 일가족 사망
美 블링컨 "분쟁 전이 우려"…이스라엘에 재발 방지 촉구 예정
2024-01-08 이설아 기자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 석 달을 지나고 있지만 종전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이스라엘의 민간인 살해가 계속되면서 확전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경찰은 이날 저녁 요르단강 서안지구 팔레스타인 마을인 비두 근처 한 검문소에서 돌진한 차량에 총을 쏘다 오인사격으로 다른 차량에 탑승했던 3살 아동을 숨지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경찰은 "'테러리스트 차량'에 대한 신속한 대응 과정에서 아이가 타고 있던 차량도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며 "철저한 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외신은 경찰이 지목한 '테러리스트 차량'에 있던 남녀 2명 역시 총을 맞았으며 사망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보도했다. 또 현장에서 차량에 부딪힌 이스라엘 경찰관 1명이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참변은 지난 2일 이스라엘로 의심되는 세력이 레바논 베이루트 남쪽 외곽에 위치한 하마스의 사무실에 무인기로 습격을 가해 하마스 정치국 부국장이자 하마스 전체 서열 3위로 평가받는 살레흐 알아루리를 포함한 6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발생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에 의한 민간인 희생에 대한 국제적 비판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스라엘의 언론인 표적 살해 의혹도 제기된다. 카타르에 본사가 위치한 아랍 언론 알자지라는 이날 이스라엘군(IDF)의 공격으로 자사 가자지구 지국장 와엘 알다흐두흐의 아들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알다흐두흐 지국장은 지난해 10월 25일에도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아내, 딸, 아들, 손자 등 가족 4명을 잃은 바 있다. 알자지라는 성명을 통해 "IDF가 가자지구 라파 북쪽에서 기자들이 탄 차량을 표적 공격해 와엘 알다흐두흐 지국장의 아들 사진기자 함자 알다흐두흐와 촬영기자 무스타파 투라야가 숨지고 하젬 라자브가 중상을 입었다"며 "언론인과 그 가족을 공격함으로써 그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려는 이스라엘의 의지가 확인됐다"고 규탄했다. 이번 전쟁 중 이스라엘군의 공격에 사망한 팔레스타인 기자 수는 109명이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선전·선동을 돕는다고 주장하며 이스라엘 지국을 폐쇄하는 등 알자지라에게 적대적인 태도를 보여온 바 있다. 이 같은 이스라엘의 행위에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중재를 맡아온 카타르는 난처하다는 입장을 내보였다.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는 이날 자국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하마스 3인자 알아루리 등의 사망이) 휴전 협상 중단에 영향을 끼쳤다"면서도 "우리는 중재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지속해 표명했던 블링컨 장관도 "자칫 분쟁이 다른 지역으로 쉽게 전이될 수 있다"고 가자지구 내 민간인 희생을 우려하며 이스라엘에 재발 방지를 촉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