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공족, 민폐 아닌 ‘돈줄’ 떠올라

식사부터 후식‧쇼핑까지 한 공간에서…‘복합문화공간화’ 대전환 전용석 마련‧식사대용 상품 마련 등…객단가 올리고 팬층 확보

2025-01-08     김민주 기자
사진은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카페업계 민폐로 인식되던 장시간 체류 고객들이 최근 효자 수익원으로 떠올랐다.

‘카공족(카페와 공부의 합성어, 카페에서 공부를 하는 손님)’, ‘코피스족(커피와 오피스의 합성어, 카페에서 일을 하는 손님)’ 등은 그간 매장 방문 목적이 작업에 있는 특성상 최소 2시간 이상 머물러, ‘진상 고객’으로 치부돼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선 이들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카페 에티켓 문화 선진화로, 1인 1음료, 장시간 체류 시 추가 주문, 디저트‧식사대용류 구매 등 지출액이 커진 영향이다. 고물가 장기화에 식비 부담이 커진 소비자들이 최근 모임 장소로 레스토랑 등 대신 카페 티(Tea)모임을 늘리며, 장시간 체류 고객들의 객수도 커졌다. 최근 젊은층의 취향을 저격한 개인매장 창업까지 우후죽순 늘어남에 따라 더욱 심화된 집객 경쟁 속,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들은 매장의 ‘복합문화공간화’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프랜차이즈 카페들은 스터디‧키즈‧단체미팅존 등 니즈 맞춤별 매장 이용 경험 확대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커피 외 디저트‧식사류 라인업 강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할리스는 카공족, 코피스족를 위한 특화 매장을 도입했다. 할리스 종각역점은 휴식과 업무가 모두 가능한 ‘스마트 오피스’ 콘셉트를 갖췄다. 매장 곳곳에 가벽을 세워 공간이 분리되는 효과를 연출해 공간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노트북을 사용하기 좋은 바 테이블을 비롯해 2~3인석부터 대형 테이블까지 코피스족 맞춤형 좌석을 마련했다. 탐앤탐스는 스터디카페형 특화 매장 ‘라운지탐탐’을 운영 중이다. 스터디카페와 같이, 키오스크에서 사용시간에 맞춰 이용권을 구매한 후 입장이 가능하다. 복사, 인쇄 등이 가능한 사무기기를 비치하고 와이파이 및 콘센트를 충분히 제공하는 등 업무에 필요한 각종 편의시설을 구비하고 있다. 다과를 즐길 수 있는 바를 조성해 커피와 비스킷 등을 무료로 제공한다. 스타벅스코리아는 매장 기획 단계에서 주변 상권 맞춤형 매장 인테리어를 구성한다. 학군에 위치한 매장엔 카공족을 위한 스터디존을 꾸리는 등의 방식이다. 매장 방문객을 위한 핑거푸드, 식사대용 상품 등의 라인업도 지속 늘리고 있다. 캡슐커피로 인지도를 높인 일리는 ‘장시간 체류 고객’을 위한 콘셉트를 기반으로, 국내 오프라인 카페 사업을 본격화했다. 매장을 아트 특화형 복합문화공간으로 육성해, 문화 향유 및 휴식 공간으로 활용하겠단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했다. 유럽처럼 ‘광장’ 문화 및 시설이 발달하지 않은 한국은 잠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거나 간소한 만남을 갖는 등 짧은 휴식을 해결할 공간이 마땅치 않아, 커피 한 잔으로 카페의 한 좌석에서 보낼 시간을 구매한단 계산에서다. 카페 만월경은 무인 카페의 편리성에 카공족을 위한 환경 설정을 더해, 단기간 집객 효과를 늘렸다. 외부 간식을 허용하고 1인 1메뉴를 강제하지 않으며, 전 좌석에 콘센트를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프랜차이즈 카페업계 관계자는 “최근 출점이 늘어난 개인 카페 및 저가 브랜드의 경우, 수익모델에서 회전률이 주효하게 작용되지만, 대형 프랜차이즈의 경우, 고객 접점 및 경험 확대에 방점을 두고 있는 추세”라며 “식사대용 카테고리 확대 및 스터디존‧미팅존 구성은 단순히 카공족, 코피스족을 잡기 위함이라기보다, 식사부터 후식, 쇼핑까지 한 공간에서 가능하게 해 객단가를 올리고, 브랜드의 라이프스타일화로 팬층 확보 및 중장기 수익성을 확대하는 전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