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코노미]K-산업, 美·中 대리전 대만·러우 선거 촉각

대만 총통 선거 친미반중 후보·친중 후보 2파전 양상 오는 13일 선거 결과 따라 미·중 패권 경쟁에도 영향

2024-01-08     신영욱 기자
(왼쪽부터)커원저

매일일보 = 신영욱 기자  |  코앞으로 다가온 대만 총통 선거에 국내 산업계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대만이 미국과 중국 패권 경쟁은 물론 반도체 등 시장에도 영향이 나타날 수 있어서다. 현재 대만 총통 선거는 집권 여당 민주진보당(민진당)의 친미 반중 성향 후보와 제 1야당인 중국국민당(국민당)의 반중 성향 후보가 접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의 차기 총통 선거는 오는 13일 치러질 예정이다. 선거 후보자는 집권 여당 민진당의 라이칭더, 제1야당 국민당의 허우유이, 제2야당 대만민중당(민중당)의 커원저 3명이지만, 사실상 라이칭더와 허우유이 2파전으로 압축되는 모양새다. 이달 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라이칭더 33%, 허우유이 30%의 점유율을 기록한 것이다. 이중 라이칭더는 친미 반중, 허우유이는 반중의 정치성향을 보이고 있다.

대만은 지난 8년여 기간 동안 독립적인 성향의 차이잉원 총통이 8년간 정권을 유지하면서 중국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미국과는 가까워진 상태다. 때문에 이번 총통 선거 결과는 중국과 대만은 물론 미국과 중국 관계에도 상당을 영향을 미칠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선거를 두고 사실상 미국과 중국의 대리전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인 만큼, 선거 결과가 세계 경제 등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전망이다.

국내 산업계에서는 이번 선거를 두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플레이어들의 관심이 특히 높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1위 TSMC가 대만 기업인 만큼 승자가 누가되든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라이칭더(민진당) 후보가 총통에 당선될 경우 중국과 대만 갈등이 더 짙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인도·태평양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허우유이(국민당) 후보가 선거에서 승리하면 중국의 영향력이 강해진다. 특히 현재 미국과 중국은 반도체 전쟁을 벌이고 있다. 친중 정권이 들어설 경우 중국에 이어 대만에도 첨단 기술의 중국 유출을 경계하는 미국의 제재 가능성이 존재한다. 여기에 중국이 수출 제한 등으로 맞불을 놓게된다면 공급 부족 사태와 같은 상황 발생을 배제하기 어렵다. 특히 국민당은 중국과 협력을 중요시하는 만큼 반도체 산업을 활용해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설 수 있고 TSMC의 해외 투자에도 다소 부정적일 것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올해 3월 대선이 예정돼 있다. 러시아의 선거에서는 1999년부터 장기집권하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당선이 확실시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역시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오는 3월로 예정된 대선이 예정돼 있다. 다만, 오랜 전쟁과 계엄령 등의 여파로 연기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대선은 식료품·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양국의 전쟁 장기화 여파로 국제 식료품·에너지 가격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정치적 변수가 더해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