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강제매각 작업 시동...매각주관사 씨티글로벌마켓증권·삼정KPMG 내정
인수 기업 물망에 큐텐, 알리바바그룹, 아마존 등 거론
2025-01-08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11번가의 강제매각 작업이 본격 시동이 걸릴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11번가의 재무적 투자자(FI)인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은 최근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삼정KPMG를 11번가 매각 주관사로 뽑았다. 국민연금, 새마을금고, 사모펀드 운용사인 에이치앤큐(H&Q) 코리아 등으로 등으로 꾸려진 해당 컨소시엄은 2018년 11번가에 5000억원을 투자하면서 지분 18.18%를 보유했다. 여전히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11번가는 투자 약정상 조건인 5년 기한(지난해 9월 30일까지) 내 기업공개(IPO)를 끝내 이루지 못했다. 11번가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6% 소폭 감소한 188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325억원으로 전년(362억 원) 대비 적자규모를 37억원 줄였다. 지난해 11월 11번가 상장을 진두지휘하던 SK스퀘어가 콜옵션 행사를 최종 포기하자, FI가 직접 매각 작업을 통해 투자금 회수에 돌입한 상황이 됐다. 투자 약정에 따르면, SK스퀘어가 콜옵션 포기 시, FI는 SK스퀘어가 가진 11번가 지분(80.26%)까지 한꺼번에 제3자에 매각 가능한 ‘동반매도요구권’(Drag-along)을 발동할 수 있다. 이번 매각은 FI가 자금을 선취하는 워터폴(Waterfall) 방식으로 치러진다. 매각 희망액은 5000억원대로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2018년 투자 당시 11번가 기업가치(3조원 내외)를 하회하는 수치로 투자 원금만 확보해 빠져나가겠다는 심산으로 보여진다. 인수 물망에 오른 업체로 11번가와 전략적 제휴 관계인 미국의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과 한국 이커머스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는 알리바바그룹, 티몬·인터파크쇼핑·위메프를 차례로 손에 넣은 큐텐 등이 있다. 특히, 큐텐은 SK스퀘어와 인수 협상까지 돌입했지만 끝내 무산됐다. 일각에선 큐텐과의 지분 투자 협상 과정에서 진행했던 법무·재무 실사 자료가 이미 확보됐다는 점에서 FI가 발빠르게 움직인다면 1분기 내 매각 작업이 완료되지 않겠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향후 매각이 마무리된다면 SK스퀘어의 장부가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SK스퀘어 관계자는 “FI와 잘 공조해 향후 매각 절차를 순조롭게 진행하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11번가 관계자는 “재무적 투자자(FI)와 SK스퀘어 간 이야기가 이뤄지고 있어 현재 확인해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