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상민, 한동훈 만난 뒤 곧바로 연락두절···허탈한 '제3지대'

與 입당 급물살 타자 신당행 손절···제3지대 "안 된다 했지만 답 없어" 李, 민주 '사당화' 지적하더니 ···"국민의힘은 尹 사당 아닌가" 분통

2025-01-09     이태훈 기자
최근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 탈당 후 '제3지대' 신당 창당 세력과 긴밀한 소통을 이어오던 이상민 의원이 국민의힘 입당이 가시화되자마자 제3지대측과 곧바로 연락을 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 사당화'를 지적하며 탈당한 이 의원이 '대통령 직할 체제'라는 비판을 받는 국민의힘에 입당한 것 자체가 자기부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9일 <매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의원은 지난 6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오찬 회동을 계기로 입당 결심을 굳혔다. 당시 언론을 통해 소식을 접한 복수의 제3지대 관계자들은 사실 확인을 위해 이 의원에게 연락했지만 닿지 않았다고 한다. 이 의원과 수시로 소통하는 한 인사는 "이 의원에게 국민의힘 입당은 아닌 것 같다고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당시에는 '알겠다'고 했다"며 "그런데 입당 얘기가 다시 나와서 '그건 아닌 것 같다'고 했는데 답이 없었다. 그러더니 그냥 입당을 해버렸다"고 말했다. 다른 제3지대 인사도 "이 의원이 한 비대위원장을 만났어도 설마 입당할까 하는 생각을 했다"며 "그런데 입당한다는 소식이 들렸고, 바로 연락을 했는데 일부러 안 받는 것인지 하루 종일 연락이 안 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들이 특히 지적하는 부분은 이 의원이 '민주당 대안'으로 국민의힘을 선택한 것이다. 이 의원은 민주당이 개딸(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층)에 매몰돼 민주 정당의 기능을 상실했다고 비판해 왔다. 그런데 국민의힘도 윤석열 대통령과의 상하관계에 갇혀 당내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제3지대에서는 이 의원의 탈당을 두고 정말 민주당의 '이재명 사당화' 때문에 탈당 했는지, 아니면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공천 받을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탈당한 것인지 저의가 의심스럽다는 시선이 존재한다. 제3지대 핵심 관계자는 "이재명 사당화를 못 견디겠다며 민주당을 나왔는데 국민의힘은 대통령 사당이 아닌 것인가"라며 "사당화를 비판하고 사당으로 들어간다면 결국 국민들에게 '의원직에 욕심낸 인물'로 비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다른 관계자도 "그렇게 정치 개혁을 외쳤던 분이 이런 행보를 보이는 건 아니다"며 "정치 개혁을 외쳤으면 산화(散花)하는 한이 있더라도 끝까지 양당 구조를 깨는 노력을 했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여당에 입당한 이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현 지역구(대전 유성을) 공천이 확정적이다. 일각에서는 민주당 탈당 전부터 '금요연석회의' 등으로 제3지대와 긴밀한 소통을 이어온 이 의원이 한마디 양해 없이 국민의힘 입당을 결정한 것부터 도의가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금요연석회의는 이 의원이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금태섭·조성주 새로운선택 공동대표, 정태근 전 의원 등과 결성한 제3지대 연대체다. 이 의원은 최근까지도 제3지대 세력과 총선 관련 소통을 해 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대전 유성에서만 5선을 한 이 의원은 한때 개혁적 성향이 강한 강성진보 인사로도 분류됐다. 국민의힘 입당으로 이 의원은 진보정당에서 보수정당으로 2번이나 적을 옮긴 독특한 이력을 갖게 됐다. 이 의원은 통합민주당 소속이던 2008년 공천에서 탈락하자 보수정당인 자유선진당에 입당했는데, 이회창 총재를 위시한 지도부와 잦은 마찰을 겪으며 4년여 만에 민주통합당으로 복귀했다. 이후 10년 넘게 민주당에 몸담았던 이 의원은 이재명 대표 체제에 강한 반감을 드러낸 끝에 다시 한번 보수정당에 합류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