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식품 대장’ 농심‧오리온‧삼양, 공통점은
해외사업 비중, 절반 넘어…현지 시장 점유율 1위 올라 오너 3세 세대교체 속도…젊은 감각 기반 신사업 속도
2025-01-09 김민주 기자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농심‧오리온‧삼양이 ‘식품 대장’ 자리에 오르며,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된다.
해당 기업들은 업황 난항 속 수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 성장세를 이어왔다. 오리온과 삼양식품의 경우, 식품업계 꿈의 허들로 불리는 영업이익률 10%를 넘겼다. 식품업계 영업이익률 평균치 4~5%대보다 약 4배 높은 수치를 유지한단 점에서 고무적이란 평이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이들의 수익성을 뒷받침한 공통된 요인으로 ‘해외사업 비중’이 꼽힌다. 농심의 전체 매출 중 해외 비중은 37%로, 국내와 해외 매출 비중이 6대 4까지 올라왔다. 향후 해외 사업 호조세에 따라 해외 매출 비중이 절반까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농심은 미국 제1공장에 이어 현지 제2공장 가동도 시작했다. 제2공장은 봉지면 1개, 용기면 2개 고속라인을 갖추고, 신라면 등 그동안 공급이 부족했던 제품의 대량생산기지가 돼 해외사업뿐만 아니라 법인 전체의 성장을 견인했다. 멕시코 등 남미로 해외 사업 거점도 확대한다.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제3공장도 착공할 계획이다. 현재 농심 미국 공장 평균가동률은 78.3%, 연간 최대생산량은 8억5000만개, 북미 지역에서 매출은 4억9000만달러에 이른다. 캐나다에선 현지 라면시장점유율 2위 자리를 꿰찼다. 매출 비중도 비아시안계(현지시장) 비중이 약 70%로 아시안계 매출비중의 2배를 넘었다. 오리온의 전체 매출 중 해외사업 비중은 65% 이상이다. 지난 3분기 법인별 영업이익은 러시아를 제외하고 모두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중국 법인은 22.0% 성장한 727억원, 베트남 법인은 4.6% 성장한 219억원으로 집계됐다. 베트남에선 스낵 시장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현재 해외 공장 개수는 11개에 달한다. 삼양식품은 국내라면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삼양식품의 수출 비중은 2022년 60%대를 넘어선 후, 지난 3분기 기준 약 71.5%까지 확대됐다. 지난 3분기 해외 매출은 23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3% 증가했고, 수출액이 분기 사상 처음으로 2000억원을 돌파했다. 1~3분기 누적 실적은 지난해 연간 수출 실적(6057억원)에 근접한 5876억원을 기록했다. 삼양식품의 중국 및 미주지역 등 직수출 비중은 93%에 달한다. 수출 물량을 국내 공장에서 생산, 직수출하는 구조다. 식품업계가 고환율로 인한 원재료 구매 단가 상승으로 부진을 겪은 것과 반대로, 삼양식품은 직수출 형태 속 해외 매출이 발생해 원자재 상승 부담을 고환율 효과로 상쇄했다. 수출 제품은 달러로 대금을 받아, 강달러 현상에 따른 환차익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오너 3세들의 세대교체를 위한 데뷔전이 치러지고 있단 점도 세 기업의 공통점이다. 90년대생 젊은 감각을 필두로, 해외 영토 확장, 신규 브랜드 개발, 계열사 시너지 활용 신사업 도모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너 3세는 현시대 그룹 승계 구도 우선순위에 있는 만큼 경영 일선 주요 부서, 주요직에서 역량을 성과로서 입증하고 있다. 오리온그룹은 올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담철곤 회장의 장남인 담서원 수석부장을 경영관리담당 상무로 승진시켰다. 담 상무는 현재 전사 경영전략 및 사업계획 수립, 매출 및 손익 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향후 기획, 사업전략 수립, 신사업 발굴 업무를 총괄할 예정이다. 신동원 농심 회장의 장남 신상렬 상무 역시 29세의 나이에 임원으로 초고속 승진하는 등 3세 경영 보폭을 확대 중이다. 주 직책은 구매 담당으로, 원자재 수급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운영본부장은 김정수 부회장의 장남으로, 그룹 및 지주사 CI를 ‘삼양라운드스퀘어’로 바꾸는 작업을 최전선에서 이끌었다. 전 상무가 제품 기획, 네이밍, 디자인, 광고 등 전 과정에 참여한 라면 부문 데뷔작인 ‘맵탱’은 출시 한 달 만에 판매량 300만개 돌파라는 성과를 도출했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는 규모적 한계에 다다랐단 판단 하에 수년 전부터 글로벌 투자를 확대해왔고, 최근 들어 그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라며 “중장기 성장 모멘텀 확보의 일환으로, 해외 사업 비중을 지속 늘려가고 있으며, 현지 생산 기반 추가 구축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