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는 '정치 1번지'···與 최재형·하태경 vs 野 곽상언·전현희 격돌

이종걸·임종석도 출마 검토 중···여야 공천 고심 깊어질 듯

2024-01-09     이태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내년 총선이 3개월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정치 1번지' 종로를 향한 경쟁이 치열하다. 국민의힘에서는 최재형·하태경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곽상언 종로 지역위원장과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출마를 공식화하며 본선 전부터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종로가 갖는 상징성을 고려할 때 공천 방향을 놓고 여야의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 전 위원장은 지난 8일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에 예비후보자 검증 신청 서류를 제출했다. 출마 희망지로는 종로를 적시했다. 전 전 위원장은 최근 당내 '당대표 정치테러대책위원회' 위원장직을 맡으며 정치 1선에 복귀했다. 종로는 현재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이자 민주당 종로 지역위원장인 곽상언 변호사가 출마를 선언한 곳이다. 강원도지사를 지낸 이광재 전 국회사무총장이 노 전 대통령 및 곽 변호사와의 인연을 생각해 종로 출마를 접었을 정도로 곽 변호사의 '종로 입지'는 돈독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감사원과 대립각을 세우며 존재감을 키운 전 전 위원장의 참전으로 민주당 내 종로 쟁탈전은 한층 치열해졌다는 평가다. 이 밖에 경기 안양 만안에서 5선을 지낸 이종걸 전 의원도 종로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친문재인(친문) 핵심인 임종석 전 비서실장도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종로를 둘러싼 민주당 내 '집안싸움'은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종로 쟁탈이 치열하기는 여당도 마찬가지다. 거론되는 출마자 수로는 민주당보다 적지만, 현역 의원끼리의 경쟁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현재 종로 현역은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이다. 여기에 일찌감치 '수도권행'을 선언한 하태경 의원(부산 해운대갑)이 출마지로 종로를 선택하면서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정치권에서는 여야가 종로의 정치적 상징성을 고려해 전략공천을 단행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소위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종로는 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 정세균·이낙연 전 국무총리 등 거물 정치인들을 배출한 바 있다. 당내 경선이 과열될 시 후보의 피로도가 쌓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전략공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반면 전략공천으로 지역 내 반발을 사는 것보단 경선을 통해 본선 후보를 정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있다. 여야는 종로에 대해서는 상징성과 변수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전략공천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치권 인사는 "누구 하나 돋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당이 전략공천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여야 모두 (종로 공천에 대한) 계획은 갖고 있겠지만 교통 정리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