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시세조종' 카카오 배재현 "정상적 장내 매수…불법성 없어"
두 번째 재판서도 檢 공소사실 전면 부인 배재현 "손해 본 사람도, 이익 본 사람도 없어" 주장 檢 "적법한 대응 불가능해 범행…왜 구속됐나" 반박
2025-01-09 이태민 기자
매일일보 = 이태민 기자 |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시세 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측이 두 번째 재판에서도 혐의를 부인했다. 배 대표 측은 경쟁적 인수합병 상황에서 이뤄진 정상적 장내 매수라고 반박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명재권 부장판사)는 9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배 대표와 주식회사 카카오 법인에 대한 2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배 대표 측은 주식 매집이 물량 확보를 위해 이뤄진 정상적이 거래였다고 강조하면서 검찰의 공소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배 대표의 변호인은 "하이브의 적대적 M&A에 대응하기 위해 정상적 시장 흐름에 따라 이뤄졌다"며 "배 대표에게 SM 경영권 또는 하이브의 인수 저지 목적이 있다고 해도 그 목적 자체가 자유시장경제 체제에서 어떤 불법성도 띠지 않는 건 명확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고인을 비롯해 카카오는 주식 매수를 통해 어떠한 이익도 취한 바 없고 이로 인해 손해본 사람도 없다"며 "시장 질서를 해친 것도 아닌데 과연 구속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정상적 지분 매집이라는 주장은 SM 경영진의 입장에 불과하며, 카카오는 가처분 소송 때문에 공개매수라는 적법한 대응 방법이 있는데도 이를 사용하지 않고 불법적 매집에 나섰다"며 "정상적 주식 매수라면 피고인이 왜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 건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배 대표는 지난해 2월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경쟁 업체인 하이브를 방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553회에 걸쳐 2400억여원을 투입, SM엔터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 이상으로 설정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SM엔터의 주식을 5% 이상 보유하게 됐지만 금융당국에 보고하지 않은 혐의도 있다. 카카오의 시세 조종 의혹을 검토한 금융당국이 지난해 10월 배 대표 등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이 같은해 11월 배 대표와 카카오 법인을 재판에 넘겼다. 기업의 임직원이 법을 위반한 경우 법인도 처벌하는 양벌규정에 따라 카카오 법인도 함께 불구속 기소됐다. 다만 같은 혐의를 받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의 경우, 지난해 11월 15일 검찰에 송치된 지 두 달 가까이 됐으나 아직 소환조사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