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ETF發 ‘가짜뉴스’ 주의보 발령
美증권위 SNS 해킹으로 '비트코인 ETF 승인' 소식 확산 비트코인 가격 급등락… 한때 3% 가까이 떨어지기도
2024-01-10 최재원 기자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비트코인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을 앞두고 ‘가짜뉴스’ 소동이 벌어지며 가상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락했다.
10일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SNS 계정을 인용해 SEC가 비트코인 ETF를 승인했다고 긴급보도했다. SEC의 SNS 계정에는 “오늘 SEC는 미국 내 등록된 모든 증권거래소에 비트코인 ETF들의 상장을 승인한다” “승인된 비트코인 ETF는 지속적인 투자자 보호를 위해 지속적인 감시 및 규정 준수 조치를 받게 된다” “규제 프레임 속에서 디지털 자산 투자로의 효율적인 접근을 제공할 것” 등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그러나 이후 SEC는 “SEC 공식 SNS 계정이 해킹(compromise)됐으며, 계정이 해킹돼 승인되지 않은 게시물이 게시됐다”고 전했다. 이어 SEC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상품(ETP)의 상장과 거래를 승인한 바 없다”고 덧붙였다. SEC 대변인은 공식 계정이 해킹된 원인을 아직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미 금융당국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결정을 SNS 계정에서 발표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SEC는 미국 자산운용사들이 신청한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승인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오는 10일(현지시간) 승인돼 11일부터 거래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한다. 비트코인 ETF가 증권시장에서 거래되면 개인은 물론 그간 비트코인 투자에 제한이 있던 기관도 투자가 가능해진다.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될 경우 기관 투자자들이 유입되며 시장 규모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는 중이다. 또한 기관투자가 확대되면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의 신뢰가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지난해 10월 이후 비트코인의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며 지금까지 2배 수준으로 오른 상태다. 올해 초 비트코인은 4만2000달러대에서 4만7000대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이날 비트코인의 ETF 승인 소식이 전해진 이후 미 가상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는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이 4만6000달러대 중반에서 4만7900달러선을 돌파하며 3% 가까이 급등했다. 그러나 SEC가 해당 소식을 가짜뉴스라고 밝히면서 승인 사실을 부인하고 나서자 비트코인 가격은 4만4700달러선으로 고점 대비 7% 가까이 급락했다. 이 같은 급등락은 국내 거래소에서도 일어났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1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6438만5000원까지 뛰었다가 10분 뒤 6074만8000원까지 떨어졌다. 금융시민단체 ‘베터 마켓츠’의 데니스 켈러허 대표는 이번 사건에 대해 “오랜 기간 있었던 시장조작과 관련한 가장 끔찍한 범죄 행위 중 하나로 보인다”라며 “누군가는 매우 큰 불법적인 수익을 올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