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강자 독주 주춤…식품 신흥강자, 판도 엎는다

세대교체‧소비자 선택권 다양화…후발주자 순위재편 본격화 비빔면부터 보리차까지…신흥강자, 기업 新알짜 수익원 우뚝

2024-01-10     김민주 기자
사진은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세대교체, 소비 트렌드 변화, 고물가 등 복합적 요인으로 국내 식음료업계의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기존 선두기업들의 수성전략부터 신흥강자들의 적극적인 시장 진입까지 주도권 쟁탈전이 격화되는 모습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 후발주자들이 정통강자의 아성에 도전하며, 시장 판도를 흔들고 있다. 풀무원은 ‘얇은피꽉찬속(얄피만두)’로 CJ제일제당 비비고 만두의 독주에 제동을 걸었다. 얄피만두는 2019년 출시 후 한 달 만에 120만봉지가 팔리며, 1987년부터 입지를 다져온 해태 ‘고향만두’를 제치고, 단숨에 냉동만두 카테고리 시장점유율 2위에 올라섰다. 출시 1년 만에 누적 판매량 2000만봉지 판매고를 올리는 등 매해 판매율 성장세를 보이며 꾸준히 시장 파이를 키워가고 있다.

비빔면 시장의 경우, 2021년 등장한 농심 배홍동의 맹추격으로, 1985년 출시 이래 줄곧 1위를 지켜온 팔도비빔면의 지위가 위협받고 있다. 배홍동은 후발주자임에도 불구, 출시 1년 만에 누적 판매량 3400만봉을 돌파하는 등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2021년부턴 계절면 신흥강자 타이틀을 놓고 각축전을 벌이던 오뚜기 ‘진비빔면’과의 격차를 벌리며, 2위 자리를 굳혔다. 최근 들어선 1위인 팔도의 ‘팔도비빔면’의 점유율까지 넘보며, 여름 계절면 시장이 팔도비빔면과 농심 배홍동비빔면의 양강구도로 재편됐다.

농심 외에도 하림, 삼양식품 등 비빔면 왕좌를 노리는 신흥강자들의 추격도 무시할 수 없다. 비빔면이 꾸준히 수요가 증가하며 라면업계 ‘효자 수익원’으로 올라선 데다, 고물가 영향으로 대표 여름 외식 메뉴인 ‘냉면’의 가성비 대체재로 주목받은 영향이다.

‘믹스커피 강자’ 동서식품은 ‘캡슐커피’ 왕좌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코로나 기간 홈카페 열풍에 급격한 성장세를 이룬 캡슐커피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겠단 전략이다. 그간 맥심, 카누 등 스틱형 커피 브랜드를 통해 다져온 팬층과 인지도를 기반으로 캡슐커피시장 초기 점유율 확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3분기 기준, 동서식품은 한국맥널티를 제치고, 원두커피 제조사 점유율 2위를 차지했다. 동서식품의 점유율은 19.41%, 한국맥널티는 9.04%로 3위와의 격차도 벌렸다. 동서식품이 캡슐커피 사업을 시작하기 직전 분기인 2022년 4분기 동서식품의 원두커피 제조사 점유율은 6.11%로, 4위였다. 캡슐커피 사업 진출 후, 3개 분기 만에 3배 가까운 점유율 확대를 이뤘단 분석이다.

하이트진로음료 ‘블랙보리’는 보리차 후발주자임에도 단기간 보리차음료 시장 내 파이를 넓히며, 1위 웅진 ‘하늘보리’의 점유율을 넘보고 있다. 블랙보리는 지난해 기준으로 누적판매량 3억병(340mL 기준)을 돌파했으며, 5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는 등 하이트진로음료의 음료부문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음료업계는 트렌드에 민감하지만, 동시에 친숙한 브랜드나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 경향이 두드러지는 분야”라며 “코어 수익원인 각 카테고리별 스테디셀러의 경우, 시장 내 순위 변동이 크지 않지만, 최근 후순위 제품들의 가파른 점유율 변화를 보면,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다양화됐고 소비 트렌드가 대대적인 변화기를 맞이했음을 실감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