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피습 8일 만에 퇴원…비명계 '원칙과상식'은 탈당

10일 퇴원길 화합 메시지…"전쟁 같은 정치 사라져야" 이원욱·김종민·조응천 '민주당' 탈당…윤영찬은 잔류

2024-01-10     염재인 기자
이재명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괴한에게 흉기로 피습당한 지 8일 만에 병원에서 퇴원하며 '화합' 의지를 드러냈다. 이 대표는 "상대를 죽여 없애야 하는 전쟁 같은 정치를 이제는 종식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서로 존중·상생하는 정치를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 대표가 퇴원한 이날 비명(비이재명)계 모임인 '원칙과상식' 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했다. 윤영찬 의원은 당에 잔류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10일 오전 11시께 서울대병원에서 퇴원하면서 "증오의 정치, 대결의 정치를 끝내고, 서로 존중하고 상생하는 제대로 된 정치로 복원하는 이정표가 되길 진심으로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날 짙은 색 코트에 넥타이 없는 흰 셔츠, 운동화 차림을 한 이 대표는 피습당한 목 부위에 커다란 밴드를 부착하고 마스크를 쓴 채 걸어 나왔다. 

그는 "서로 존중하고 인정하고 타협하는 제대로 된 정치로 복원되기를 바란다"며 "우리 정치가 어느 날인가부터 절망을 잉태하는 죽임의 정치가 되고 말았다. 이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모두가 되돌아보고, 나 역시 다시 한번 성찰해서 희망을 만드는 '살림의 정치'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 우리 국민 여러분께서 살려주신 목숨이라 앞으로 남은 생도 오로지 국민들을 위해서만 살겠다"며 "함께 사는 세상, 모두가 행복하고 희망을 꿈꾸는 그런 나라 꼭 만들어서 보답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표는 당분간 인천 계양구 자택에서 치료를 이어갈 예정이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당무 복귀 시점과 관련해 자택 치료 경과와 의료진 의견들을 종합해서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중요한 당무에 대해서는 제한적이나마 의사 결정을 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화합 정치' 의지를 밝힌 이날 비명계 모임인 원칙과상식 4인방 중 3인은 민주당 탈당을 발표했다. 윤영찬 의원은 홀로 당 잔류를 택했다. 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탄·패권·팬덤 정당에서 벗어나자고 호소했지만 거부당했다"며 탈당 의사를 전했다. 

이들은 "윤석열 정권의 독선과 독주, 무능과 무책임을 심판해야 하지만 지금 이재명 체제로는 윤 정권을 심판하지 못한다"며 "윤석열 정권을 반대하는 민심이 60%이지만, 민주당을 향한 민심은 그 절반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득권 정치에 대한 불신은 임계점을 넘었고 기성 정당 내부의 혁신 동력은 소멸했다"며 "진영 논리를 뛰어넘어 시시비비를 가릴 새로운 정치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앞서 원칙과상식은 '이 대표 사퇴와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을 요구하며 이 대표가 수용하지 않을 경우 잔류·탈당·총선 불출마·신당 창당 4가지 선택지를 두고 결단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후 지난 2일 이 대표의 피습 사건이 터지면서 한동안 속도 조절에 들어갔지만, 일각에서는 탈당이 임박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 바 있다. 이낙연 전 대표가 하루 뒤인 11일 탈당 기자회견을 앞둔 만큼 원칙과상식이 이 전 대표 등과 신당 창당 작업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